니콘 현미경 영상 공모전 1위 "AI 생성 의혹"…닝 쉬 박사 "처리에만 사용"

입력 2026-10-01 10:04:54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니콘, 수상자 닝 쉬 박사 제출 자료 검토 중…"현재까지 규정 위반 없음"

니콘 인스트루먼츠가 주최하는 권위 있는 현미경 영상 공모전 1위 수상작이 AI로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장면을 만들어냈다는 의혹을 받으며 재심사에 들어갔다.

니콘의 '스몰 월드 인 모션(Small World in Motion)' 대회는 강력한 광학 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며, 올해로 16회째를 맞았다. 올해 대회에는 40개국에서 346편의 영상이 출품됐다.

1위는 중국 칭화대 광학 엔지니어 닝 쉬(Ning Xu) 박사가 제출한 영상이 차지했다. 희귀 유전 질환인 일차 섬모 운동 이상증(PCD)을 앓는 소아 환자의 기도 안에서 섬모(cilia)라 불리는 미세한 털 모양 구조물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장면을 담았다고 주장하는 짧은 영상이다.

논란은 수상 발표 직후 과학계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번졌다. 플로리다대 에드워드 펠프스 부교수는 니콘 링크드인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영상 속 일부 구조물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섬모가 "아무 데서도 불쑥 나타난다"는 것이다.

UT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박사과정생 이언 도노반은 원본 이미지에 AI 생성 이미지임을 나타내는 특유의 워터마크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전직 니콘 스몰 월드 심사위원이자 다수 수상 경력자인 르테리에는 "처리 방식이 원본 이미지를 지나치게 많이 변형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섬모 아래층에서 전문가들이 핵, 미토콘드리아, 세포막으로 식별한 구조물이 보인다며 "시각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생물학적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직 심사위원 2명도 별도로 영상의 실제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닝 쉬 박사는 BBC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지만, 온라인에 게시물을 올려 대회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AI를 사용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AI는 재구성된 흑백 이미지에서 특징을 구별하고 시각화하는 데만 활용했을 뿐, 실험 영상이나 섬모, 섬모의 움직임을 생성하는 데는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AI는 실험 영상이나 섬모, 섬모의 움직임을 생성하는 데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상에 적용된 인공 채색은 현미경 촬영에서 흔히 쓰이는 기법으로, 시료에 염색약을 직접 처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대회 규정상 허용된다.

니콘은 닝 쉬 박사가 조사에 "정중히 협조하고 있으며" 추가 기술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니콘은 "규정 위반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조사 결과를 곧 발표하겠다고 했다.

올해 대회에서 5위를 차지한 패트릭 히키(Patrick Hickey) 박사는 3,000달러(약 220만 원)의 상금보다 수상 자체가 주는 인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어두운 방에서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사람들에게 그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며 "과학과 예술 사이에는 흥미로운 융합이 있고, 과학자들이 만들어내는 이미지 중 상당수는 매우 추상적이고 예술적인 특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히키 박사는 만약 수상작이 AI로 부당하게 변형된 것으로 드러난다면 다른 출품자들에게 불공평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회에는 명확한 규정이 있고, 그중 하나는 생성형 AI로 영상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반드시 현미경으로 촬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과학 이미지 분야에서 AI 활용과 데이터 진실성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그어야 하는지를 둘러싼 과학계의 광범위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니콘은 조사 결과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