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증권맨 모십니다"…증시 호황에 증권가 채용문도 '활짝'

입력 2026-10-01 10: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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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신한 신입 공채 재개…하반기 최소 8곳 이상 인재 확보전
증권사 임직원 1년 새 1272명↑…호실적에 '신입 키울 여력'
AI·디지털 등 미래 인재 수요도…중소형사는 경력 선호 여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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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을 등에 업고 역대급 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이 미래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을 건너뛰었던 일부 대형사까지 공개채용을 재개한 가운데, 실제 증권업계 임직원 수도 4만명을 넘어섰다.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위주의 채용에서 벗어나 신입사원을 직접 육성할 여력이 생긴 데다 디지털·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확대에 대비한 인재 확보 필요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LS증권 ▲DB증권 ▲교보증권 등 8곳 이상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실시하지 않았던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공채 대열에 합류했다. NH투자증권은 프라이빗뱅커(PB)와 정보기술(IT), 글로벌 사업, 결제업무, 리서치 등에서 두 자릿수 규모의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신한투자증권도 두 자릿수 규모로 신입사원을 뽑으며 기존 직무별 선발 대신 통합 직무 방식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DB증권, 교보증권 등은 현재 지원서를 받고 있다. iM증권과 신영증권, 메리츠증권도 하반기 공개채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증권업계 몸집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임직원은 지난해 6월 말 3만9043명에서 9월 말 3만9238명, 12월 말 3만9530명, 올해 3월 말 3만9828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6월 말에는 4만315명으로 4만명을 넘어섰다. 1년 새 1272명(3.3%) 증가한 것으로 올해 2분기에만 487명이 늘어 최근 1년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회사별로는 키움증권의 임직원이 같은 기간 1099명에서 1299명으로 200명 늘었고 메리츠증권도 1540명에서 1715명으로 175명 증가했다. 토스증권은 412명에서 571명으로 159명 늘었다. 올해 신입 공채를 재개한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각각 78명, 49명 증가했다.

증권가에 다시 채용 훈풍이 부는 배경에는 상반기 호실적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국내외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자산관리(WM)와 트레이딩 등에서도 수익이 확대되면서 대형사를 중심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이 잇따랐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상반기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에 힘입어 커버리지 4개 증권사의 합산 연결 순이익이 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7%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거래대금 급증으로 브로커리지의 이익 레버리지가 커진 동시에 펀드와 랩어카운트 등 WM 부문도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을 때는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할 수밖에 없지만, 실적이 개선되면서 시간을 들여 교육해야 하는 신입사원을 뽑을 여력이 생겼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체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려는 수요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단순 위탁매매를 넘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점도 인력 수요를 뒷받침한다. 자산관리와 퇴직연금은 물론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디지털자산과 글로벌 사업 등으로 먹거리가 다양해지면서 기존 영업 인력과는 다른 전문성을 갖춘 인재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벗어나 WM과 퇴직연금, 발행어음·IMA 등으로 리테일 사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커버리지 증권사의 WM 수수료 수익은 약 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0.2% 증가했다.

채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채용 과정에 AI 역량 검사를 신설했고 한국투자증권도 AI 면접을 처음 도입했다. 증권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전통적인 금융 지식뿐 아니라 AI 활용 능력과 디지털 업무 적합성까지 평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채용 훈풍이 증권업계 전체로 확산했다고 보기는 이르다. 대신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일부 중소형사는 정기 신입 공채보다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뽑는 수시·경력 채용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최근 1년간 증권업 전체 임직원은 증가했지만, 일부 중소형사의 인력은 오히려 줄어드는 등 회사별 온도 차도 나타났다.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유안타증권은 투자자 회전율 하락과 거래대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커버리지 5개 증권사의 합산 지배주주순이익이 1조5390억원에 그쳐 시장 전망치를 29.6%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코스피·코스닥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 전망도 기존 73조2000억원에서 66조원으로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실적 개선뿐 아니라 사업 영역이 확대되면서 디지털이나 글로벌 등 새로운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키울 인재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다만 중소형사의 경우 신입사원을 채용해 교육하는 데 드는 비용과 이직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필요한 직군을 중심으로 경력직을 선발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