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신종자본증권 발행 러시…자기자본 키워 사업 확대한다

입력 2026-10-01 10: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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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신용공여·PI 확대 위한 자본 여력 확보
발행어음·IMA 확대에 자기자본 중요성 부각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증권사들이 잇따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자기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순자본비율(NCR) 등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금융(IB)과 신용공여, 자기자본투자(PI) 등 자본을 활용하는 사업 확대를 위한 자본 확충 성격도 강해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DB증권, 대신증권, iM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면서 발행·추진 규모는 3조5000억원대로 늘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 기반을 마련하고 핵심 사업의 자산운용·투자 여력을 확대하는 한편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과 블록체인 인프라 확보 등 신사업 기회도 검토할 계획이다.

하나증권은 지난 6월 총 5000억원의 원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국내 증권사 최초로 3억달러 규모의 미 달러화 표시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번 발행을 통해 기존 달러채 중심의 외화 조달을 넘어 자본으로 인정되는 재원을 확보했으며, 글로벌 IB와 기업금융, 모험자본 공급 등 성장사업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해외 자산에 투자하거나 운용하는 과정에서 외화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조달 창구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작 자금이 필요할 때 발행 이력이 없으면 바로 조달하기 어려운 만큼 해외 투자자 기반과 발행 이력을 미리 확보해 두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은 신종자본증권을 잇따라 찾는 것은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과 자본의 성격을 함께 가진 하이브리드 증권으로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고 일정 조건에서는 이자 지급을 미룰 수 있다. 회사가 청산될 경우 변제 순위도 일반 회사채보다 뒤에 있어 자본과 유사한 손실흡수 기능을 갖는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유상증자와 달리 신주 발행 없이 자기자본을 늘릴 수 있다.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부담을 줄이면서 NCR 등 자본적정성을 관리하고 IB와 신용공여, PI, 운용 등 자기자본을 활용한 사업 확대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확대의 배경에는 증권사들의 자본 경쟁도 자리하고 있다. 증권업은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영위할 수 있는 업무와 조달기능이 확대되는 구조여서 자본확충 유인이 상대적으로 크다. 최근 IMA와 발행어음 인가 확대 등으로 자본 규모에 따른 조달기능 차이가 실질적인 경쟁력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가요건 충족과 시장지위 유지를 위한 증권사들의 자본확충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를 확대하려면 자기자본이 필요하다"며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사채와 달리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발행이 늘어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IMA나 발행어음 등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 확대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회사채보다 조달금리가 높은 편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조달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또 자본 확충으로 투자 여력이 커지는 만큼 늘어난 자본을 어떤 사업과 자산에 배분하느냐도 중요해진다. 자본수익률(ROC)을 높이기 위한 신규 투자와 위험인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승환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 등은 보고서에서 "자본확충은 손실흡수력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최근 자본확충 추이는 신규 투자와 위험인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자본 활용처와 위험자산 익스포저 확대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