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뜬금없이 '맛집'을 소재로 한 비유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가 최근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을 둘러싸고 김지용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이어온 상황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김지용 후보자를 겨냥한 우회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추미애 지사는 1일 오전 8시 11분쯤 페이스북에 "맛집이라기에 추천받아 찾아갔다"며 "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니 위생은 엉망이었고, 직원들도 불친절했다. 음식 재료도 맛도 부실했다"고 적었다.
이어 "겉으로 내건 간판과 실제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에, 다른 이들에게 그곳을 권할 수는 없었다"며 "적어도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만큼은 내가 본 사실을 알려주고, 같은 실망을 겪지 않도록 말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마지막에는 비유의 대상을 사람으로 옮겼다.
추미애 지사는 "사람도 마찬가지"라며 "직접 경험을 해 본 사람이 경계해야 할 것을 알려드리는 것이 도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맛집'은 김지용?…이름은 안 썼지만 최근 행보와 겹쳐
추미애 지사는 이날 글에서 특정 인물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추미애 지사가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온 인사가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라는 점에서 이번 '맛집' 비유 역시 김지용 후보자를 가리킨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8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김지용 변호사를 지명했다. 김지용 후보자는 중수청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4명 가운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종 제청한 인물이다. 정부는 김지용 후보자의 수사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조직 관리 경험 등을 추천 이유로 들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김지용 후보자를 둘러싼 '친윤 검사' 논란에 직접 반박한 상황이다. 그는 지난 9월 30일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친윤 검사라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문재인 정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김지용 후보자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켰고 윤석열 검찰총장 재임 당시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 사건의 재기수사를 명령한 점 등을 들었다. 이어 윤석열 정부 출범 뒤 김지용 후보자가 지방 차장검사로 이동했다가 사직한 이력까지 언급, "굳이 말하자면 반윤 행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에 대한 비판이나 조언은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며 "허위임을 알면서도 공격을 위해 하는 억지 주장이라면 비판이 아니라 비방이고 국정방해"라고 밝혔다.
그러나 추미애 지사는 지명 직후부터 김지용 후보자의 과거 검찰 재직 이력을 문제 삼으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김지용 후보자를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에 빗대고 "악의 평범성"을 언급하는가 하면, "밀정 같은 자"라고까지 표현했다. 자신이 법무부 장관을 맡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기 직무배제·징계 청구에 반대한 검사장급 공동성명에 김지용 후보자가 이름을 올렸다는 점과 채널A 사건 수사 과정 등을 문제 삼았다.
◆추미애는 "직접 경험", 반대편에선 "실제 이력과 달라"
이번 글에서 특히 눈에 띄는 표현은 "직접 경험을 해 본 사람"이다.
추미애 지사는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윤석열 총장 등 검찰 조직과 직접 충돌했던 인물이다. 김지용 후보자 역시 당시 검찰 간부로 근무했다. 따라서 "추천받아 찾아갔지만 실제로 보니 달랐다", "직접 경험한 사람이 경계할 것을 알려야 한다"는 표현은 자신의 과거 경험을 근거로 김지용 후보자의 적격성을 문제 삼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반론도 있다. 김오수 전 검찰총장은 김지용 후보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 사건에 재수사를 지시했고 이후 윤석열 정부 출범 뒤 한직으로 이동했다며 "'친윤 검사'라는 평가는 실제 이력과 큰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채널A 사건 역시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검찰총장과 대검 형사부장이 관여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주장했다.
김지용 후보자 측도 지난 9월 23일 채널A 사건 당시 한동훈 전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거부했다는 추미애 지사 측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민석과도 충돌…중수청장 인선 두고 여권 내 파열음
김지용 후보자 문제는 추미애 지사와 민주당 지도부 사이 갈등으로도 번졌다.
추미애 지사가 김지용 후보자 지명을 놓고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세력에 업혀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전조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맞받았다. 이후 두 사람은 경기도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