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논란과 불매 움직임까지 번진 영화 '암살자(들)'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그런데 이번에 선두에 선 건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아니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이 개봉과 동시에 압도적인 관객을 끌어모으며 정상에 올랐다.
눈여겨볼 부분은 그 다음 순위다.
'암살자(들)'은 '치이카와'에 밀리기는 했지만 2위를 지켰다. 역사왜곡 논란 이후 온라인에서 "보지 않습니다·예매하지 않습니다"라는 불매 이미지가 공유되고 상영 중단 주장까지 나오면서 흥행이 크게 꺾일 것이라는 관측도 뒤따랐지만, 실제 박스오피스에서는 적어도 아직 급격한 추락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타짜'에 밀렸다가 하루 만에 1위 탈환…이번엔 '치이카와'
최근 순위를 따라가면 흐름이 더욱 뚜렷하다.
9월 28일 '암살자(들)'은 6만7406명을 동원해 6만8913명의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 1507명 차이로 1위를 내줬다.
정치권 공방과 온라인 불매 움직임이 한창 커진 시점이어서 '암살자(들)'의 흥행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29일 '암살자(들)'은 다시 '타짜'를 제치고 1위로 복귀했다.
그리고 30일에는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이날 국내 개봉한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이 첫날 12만2376명을 동원하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암살자(들)'은 2위로 내려갔다.
◆1위는 뺏겼지만…'치이카와' 빼면 여전히 가장 많이 봤다
'치이카와'는 개봉 전부터 예매 관객이 20만명을 넘어섰고 예매율이 40% 안팎에 달했던 강력한 신작이었다. 개봉 첫날부터 기존 상위권 영화들을 한꺼번에 밀어낼 가능성이 이미 예고돼 있었다.
오히려 '암살자(들)'은 이런 신작 공세 속에서도 2위를 유지하며 '타짜'를 비롯한 다른 작품들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한 셈이다.
정치권과 온라인에서는 영화의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등에서는 역사왜곡이라고 비판했고, 제작진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불매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실제 관객 흐름만 놓고 보면 논란이 곧바로 흥행 붕괴로 연결됐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 28일 한 차례 2위로 내려갔다가 29일 다시 정상에 올랐고, 30일에도 강력한 일본 애니메이션 신작에만 자리를 내준 채 2위를 지켰기 때문이다.
◆국내 두꺼운 팬층 '치이카와' 극장판 관객 유입
'치이카와'는 일본 작가 나가노가 만든 인기 캐릭터로, 국내에서는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들'을 줄인 '먼작귀'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인형·문구 등 캐릭터 상품을 통해 국내에도 두꺼운 팬층을 확보했다.
이번 극장판은 치이카와와 친구들이 높은 보수를 준다는 제안에 이끌려 미지의 섬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일본에서는 지난 7월 먼저 개봉해 9월 하순까지 1천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흥행작이다. 개봉 전부터 국내 예매율 40% 안팎을 기록하며 '암살자(들)'을 크게 앞섰다.
한편 '타짜: 벨제붑의 노래'도 흥행을 이어가며 30일 오후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3일 개봉 후 8일 만이다. '암살자(들)' 누적 관객 수는 176만여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