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슈퍼 IP
윤송이 지음/ 동아시아 펴냄
최근 OTT를 통해 재미있게 본 영화나 드라마의 대부분이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 놀란 적이 있다. 실제로 2023년 넷플릭스가 공개한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14편 중 절반인 7편이 네이버웹툰 원작이었다.
영상화의 성공은 원천 IP의 인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역주행 효과를 낳기도 한다. 네이버웹툰의 분석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영상화된 자사 웹툰·웹소설 53개 작품의 경우 영상 공개 전후로 원작 거래액이 평균 439배, 조회수는 33배 폭증했다고 한다. 2차 창작물을 본 이용자 중 45%는 원작을 다시 찾아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2020년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동명의 다음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원작자가 직접 드라마 대본을 써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 드라마 성공 후 원작 웹툰 또한 1천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후 일본 TV아사히 드라마 '롯폰기 클라쓰'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또한 인기 있는 웹툰 등은 드라마에 이어 캐릭터 상품, 굿즈로도 나오며 '대박 흥행'을 이어간다. 피규어, 출판만화, 드라마, 음료, 게임 등 무려 116종의 상품화를 이룬 '유미의 세포들'이 그 예다.
이렇듯 원천 IP를 잘 살려 한 번 히트로 끝나지 않고 여러 번 흥행을 이어가는 '슈퍼 IP'는 이제 지속 가능한 자산 흐름을 만드는 핵심으로 주목 받고 있다.
신간 '슈퍼 IP'는 이러한 K-콘텐츠 성공의 이면을 바라본다. 단순히 '히트작'을 만드는 제작사 뒤에서, 콘텐츠를 소유하고 권리를 내세울 수 있는 전략을 치밀하게 확보하는 글로벌 플랫폼과 자본을 주목한다.
특히 '오징어 게임'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계약,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소니 제작과 넷플릭스 유통·권리 구조 등을 통해 콘텐츠의 진정한 가치와 권리는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K-콘텐츠의 성공이 K-IP의 성공으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변해야 하는 지를 얘기한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IP를 둘러싼 주권 전쟁에 대해 다루면서 콘텐츠가 성공했을 때 돈과 권리는 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지, 같은 작품을 만들어도 왜 결과가 달라지는 지를 살펴본다.
2부는 단발로 끝나는 IP와 지속 수익을 만들어내는 IP를 살펴보고, 히트작을 자산으로 바꾸는 구조에 대해 웹툰, 웹소설, 세계관, 포맷 등의 사례로 설명한다. 3부에서는 플랫폼 전쟁에서 진짜 승자는 어떻게 결정되는지, IP 비즈니스 생태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세히 알아본다. 나아가 유통, 데이터 록인(lock-in)을 설계한 쪽이 이기는 이유를 따져본다.
4부에서는 IP를 소유하는 욕망과 그 욕망으로 산업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음악이나 캐릭터, 팬덤 등 감정과 애착을 자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5부는 레거시 미디어의 생존 전략과 향후 선택에 대해 논한다. OTT 등 플랫폼 채널의 등장 이후 변화된 방송 환경과 규제, AI 시대를 맞아 무엇을 바꿔야 다음 시대를 맞이할 수 있는지 짚어본다.
지은이는 이제 K-콘텐츠로 재주를 부리는 곰이 아니라, 슈퍼 IP의 판을 짜는 거인으로 거듭나야 할 시대라고 강조한다.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을 넘어 콘텐츠의 가치를 축적하고 IP 주권을 확보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를 위한 준비라고 말한다. 272쪽, 1만8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