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 탓? 5년간 비율 크게 늘지 않아
5차례 현장서 육안 집계… 오차 가능성
"정책 설계에 영향 우려" 재조사 요구도
대구의 길고양이 수가 3년 새 10만 마리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조사기관도 급감의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서, 현행 조사 방식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제기됐다.
6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지난해 12월 전국 길고양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총 9천95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약 20일 동안 전국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관계기관은 길고양이 현황을 파악하고 관련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2020년부터 2~3년마다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대구의 길고양이 개체 수가 단기간에 크게 줄어든 점이다. 대구의 추정 길고양이 개체 수는 2020년 최대 25만 마리에서 2022년 13만 마리, 지난해 3만6천443마리로 급감했다. 3년 사이 추정 개체 수가 10만 마리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개체 밀도 역시 2020년 1㎢당 294.8마리에서 지난해 171.3마리로 감소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대구의 감소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서울의 추정 길고양이 개체 수는 2020년 7만9천 마리에서 지난해 9만1천 마리로 오히려 늘었다. 개체 밀도도 1㎢당 211.6마리에서 193.3마리로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의 개체 수 감소를 중성화 사업 활성화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대구의 중성화 길고양이 비율은 5년 전 7.8%에서 13.7%로 높아졌지만, 증가 폭이 크지 않다. 인천·대전·서울 등과 비교해도 비율이 높은 수준은 아니다.
이 같은 결과를 낸 조사는 현장에서 발견된 길고양이를 직접 세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에서는 대구의 중앙값으로 지정된 달서구를 대상으로 주거·상업·공업·녹지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해 12곳을 조사 지점으로 정했다. 조사원 2명이 조를 이뤄 지점을 도보로 돌아보고, 발견한 고양이의 상태를 수기로 기록하고 촬영하는 방식이다.
육안으로 개체 수를 측정하다 보니 조사원의 숙련도나 당시 현장 상황에 따라 집계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부 구간에서 확인된 개체 수를 대구 전체로 확대해 추정하기 때문에, 개체 수가 조금만 줄어도 전체 추정 개체 수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사 주체 역시 조사원의 숙련도를 비롯해 전염병의 유행,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사료 급여 등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명확한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병부 대구대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길고양이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만큼, 부정확한 조사 결과는 향후 예산 규모 산정과 정책 개발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달서구뿐만 아니라 대구 곳곳을 무작위로 선정하는 등 새로운 방식의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