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안동댐, '1천300리 영남 젖줄' 반세기… 뼈아픈 희생 딛고 '미래 100년' 품다

입력 2026-10-14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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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준공… 183억t 용수 공급해 산업화 견인
24인 순직과 실향 아픔, 2천236억원 상생 사업으로 보답
디지털 트윈·신재생 입고 복합 문화 관광지로 대변신

안동댐 본댐 전경. K-water 안동권지사 제공
안동댐 본댐 전경. K-water 안동권지사 제공

반세기 전 험준한 골짜기를 가로막아 세운 거대한 잿빛 제방 '안동댐'은 영남벌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을축년 대홍수(1925년)와 태풍 사라호(1959년) 등 거센 수마(水魔)가 훑고 지나갈 때마다 물바다로 변했던 영남의 젖줄 낙동강. 다섯 차례나 무너졌다 다시 일어선 안동 영호루의 흉터는 범람과 유실로 점철됐던 옛 물길의 가혹함을 고스란히 증언한다.

성난 물길을 길들이지 않고서는 산업화도 없었다. 정부가 1971년 4대강 유역 종합개발계획과 제3차 경제개발계획의 첫머리에 다목적댐 건설을 올려놓은 이유다. 본류와 반변천이 합류하는 안동 협곡, 화강편마암의 단단한 암반 위에 터를 닦은 지 3년여 만인 1976년 10월, 높이 83m·길이 612m의 웅장한 사력댐이 마침내 물그릇을 완성했다.

준공 이후 흐른 50년의 세월은 '대한민국 성장의 마중물' 그 자체였다. 안동댐이 반세기 동안 토해내 영남벌로 보낸 용수만 무려 183억톤(t)에 달한다. 지금도 상·하류 12개 취수 지점을 통해 매일 108만t의 맑은 물이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와 대구, 구미, 포항, 부산 등 내륙과 임해를 잇는 국가 핵심 공업벨트와 대도시 주민들의 목을 축이고 있다.

치수(治水)의 방패벽 역할도 독보적이었다. 댐에 담긴 12억4천800만t의 거대한 저수량 가운데 1억1천만t을 홍수조절용량으로 비워둠으로써 하류 평야지대를 물난리 공포에서 건져냈다.

계획홍수위를 겨우 1.78m 남겨두며 댐 턱밑까지 물이 차올랐던 2002년 태풍 '루사'의 절체절명 위기 속에서도 정밀한 수위 방어망을 가동해 하류의 참사를 막아냈다. 댐 준공 이후 총 8차례, 7억7천만t에 달하는 전략적 수문 방류는 기상이변 속에서도 낙동강 유역을 지켜낸 든든한 방파제였다.

여기에 안동수력발전소가 가동되며 쏟아낸 누적 전력량 5천830GWh는 2천360만 가구가 한 달간 쓸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서 전력난 해소의 숨은 주역이었다.

그러나 찬란한 치수 성과의 밑바닥에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피와 눈물이 고여 있다. 고향 땅을 차가운 호수 바닥에 내어준 수몰민들의 깊은 한숨, 그리고 1976년 1월 채석장 발파 화약 인화 사고로 숨진 10명의 인부를 포함해 댐 공사 기간 산화한 24명 건설 노동자의 거룩한 희생이다. 월영공원 한쪽에 묵묵히 서 있는 순직자 위령비는 대한민국 건설 안전의 뼈아픈 역사를 일깨우는 나침반이다.

K-water는 이러한 지역사회의 헌신에 보답하고자 지난 50년간 총 2천236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투입해 댐주변지역 지원사업을 펼쳐왔다.

▷주민지원 935억원 ▷특별지원 824억원 ▷정비사업 477억원 등을 집행하며 소외계층의 삶을 보듬는 한편, '찾아가는 한글배달 교실'과 공동 영농 기반을 닦아 상생의 길을 모색했다.

반세기를 맞은 올해, 수몰민과 상류 지역민을 위한 5개 면 순회 '감사 잔치'와 10월 28일 낙동강 둔치에서 열리는 '기억과 감사, 함께 여는 미래 선포식'은 지난 희생을 역사의 중심에 바로 세우려는 다짐이다.

이제 안동댐은 물을 가두고 흘려보내던 단순한 토목 구조물을 넘어 첨단 과학과 문화예술이 숨 쉬는 미래형 복합 랜드마크로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댐 마루와 취수탑, 준공탑을 빛으로 물들이는 야간경관 조명 연출과 좌안 정상부에 들어서는 초대형 전망탑·산책로는 월영교를 잇는 체류형 명소로의 탈바꿈을 예고한다.

안전망 역시 디지털 기술로 빈틈없이 채워진다. 가상공간에 댐의 물리적 실체를 그대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비롯해 수중·항공 드론, 스마트 열화상 카메라, BIM 기반의 실시간 정밀 계측 시스템이 총동원돼 시설물의 미세한 균열과 이상 징후를 사전에 잡아낸다.

여기에 1천571억원이 투입되는 내진·방류시설 안전성 강화사업과 90MW 규모의 대형 수상태양광 구축은 기후위기 파고를 넘어설 핵심 전략이다.

물길을 다스려 나라의 살림을 일으킨 반세기. 안동댐이 품어낸 183억t의 생명수는 이제 첨단 스마트 기술과 지역 상생의 옷을 입고, 새로운 100년을 향한 대항해를 시작하고 있다.

안동댐 사진. 첨부파일에 원본파일 첨부. K-water 안동권지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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