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가 무력행사 주저하면 생명·재산·영토를 내놓아야 한다

입력 2026-09-3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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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해 "군 당국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 진상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근거 없는 음모론도 배격(排擊)해야겠지만, 근거 없는 낙관론·소망적 평화론도 배격해야 한다.

드러난 정황을 보면 이번 사건은 북한군이 매설(埋設)한 지뢰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합참 역시 "북한군 지뢰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북한군 지뢰로 우리 장병이 부상을 당한 것이라면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지뢰 사건과 관련해 다수 국민들과 야당이 정부를 불신하는 것은 문재인·이재명 정부 등 진보·좌파 정부들이 보여온 북한 눈치보기와 굴종적(屈從的) 태도 탓이다. 북한 기존 핵을 인정하는 상태에서 대북제재 해제 주장, 북한군의 빈번한 군사분계선(MDL) 침범에 미온적 대응, 러-우 전쟁 북한군 포로 한국행 비공개, 한미연합훈련 축소 추진 등이 모두 그런 예다. 이번 지뢰 사건 직후 신속하게 진상조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우려하는 '음모론'은 사실 정부·여당의 미온적인 대북(對北) 태도가 자초한 셈이다.

국가는 폭력 동원을 불사하며 국민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는 존재다. '평화가 좋다'며 국가의 정당한 폭력 사용을 죄악시한다면 국민 생명과 재산을 포기하는 것이다. 국가가 군대를 단련(鍛鍊)하는 목적은 자국의 폭력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해서다. 타국이 우리 국민을 살상하고, 영토를 침범하면 주저 없이 폭력으로 응징(膺懲)해야 마땅하다. 그것은 전쟁을 좋아하고 평화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평화는 미소 띤 얼굴·정다운 악수가 아니라 압도적 무력으로 지키는 것이다. 근거 없는 낙관론, 우리만의 소망적 평화론에 빠지면 '아무나 우리 국민을 죽이고, 우리 선박을 때리고, 우리 영토를 넘보는 나라'로 전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