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군정 곪은 상처' 드러낸 봉화군…감사원 정기감사서 비위 무더기 철퇴

입력 2026-09-29 15: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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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군정 시절 벌어진 대형 사업 난맥상·인사 파행 고스란히 적발
경북도 투자심사 패싱한 채 72억원 선집행…수백억대 관광사업 장기 표류
부패 전력 취업제한자 버젓이 채용…근무평정 전산 0점 누락 사고까지

봉화군청사 전경. 매일신문DB
봉화군청사 전경. 매일신문DB

경북 봉화군과 봉화군의회에서 전임 군정 당시 자행된 행정 난맥상과 인사 비위의 실체가 감사원 감사 결과 수면 위로 명확히 드러났다.

전임 집행부가 법적 필수 관문인 투자심사를 무시한 채 72억원의 혈세를 사전 집행했다가 대형 사업을 좌초 위기에 빠뜨리는가 하면, 의회는 부패 범죄 전력자를 걸러내지 못하고 임용하는 등 전임 시기 누적된 행정 부실의 민낯이 낱낱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29일 봉화군 기관운영 정기감사 결과를 확정하고, 전임 군정 시기 발생한 비위 행위자들에 대한 경징계 처분 요구와 기관 주의 조치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전임 군정이 남긴 '무리한 재정 집행'의 후폭풍이다. 봉화군은 춘양면 일원에 총사업비 191억원을 들이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주변 관광기반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전 절차인 경북도 투자심사를 건너뛰는 무리수를 뒀다. 행정 절차를 무시한 채 토지매입비 등 72억여원의 혈세를 먼저 쏟아부은 것이다.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이 사업은 뒤늦게 거친 도 투자심사에서 '재검토' 통보를 받으며 제동이 걸렸다. 이어 추진하려던 대체 공모사업마저 줄줄이 무산되면서, 수십억원의 세금을 투입해 매입한 땅은 수년째 제대로 된 개발 없이 야생화나 심는 임시 경관지로 전락해 군 재정에 커다란 부담을 안기고 있다.

전임 군정 시기 안팎에서 빚어진 주먹구구식 인사 행정도 집중 타격을 받았다.

봉화군의회는 지난 2022년 9월 7급 일반임기제 공무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타 지자체 근무 시 직무 관련 부패로 벌금 3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은 A씨를 최종 임용했다. '부패방지권익위법'상 공공기관에 5년간 발을 들일 수 없는 취업제한자였지만, 채용 담당자가 결격사유 조회를 빠뜨리고 보완을 요구한 경찰 공문까지 묵살한 채 결재를 올렸다. A씨는 이번 감사원 감사가 닥쳐서야 지난해 12월 31일 의원면직됐다.

군청 공직 사회의 승진 순위를 결정짓는 근무성적평정도 엉터리로 관리됐다. 표준지방인사정보시스템(인사랑) 입력 실무자가 직렬 분리 화면을 살피지 않아 5급 공무원의 평정점을 아예 '0점'으로 전산 처리하거나 점수를 오기재해 공무원 6명의 승진 순위가 뒤바뀔 뻔했다. 감사원 지적이 나오고 나서야 순위를 바로잡는 소동을 겪었다.

감사원은 봉화군수에게 부당한 채용 업무를 처리한 실무자에 대한 경징계 이상을 요구하는 한편, 전임 군정에서 빚어진 투자심사 전 예산 선집행 실태에 대해 봉화군수에게 엄중 주의를 촉구했다. 봉화군의회 의장에게도 취업제한자 부당 채용의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주의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