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평론가로 대중에 잘 알려져 있지만 미학자로서 문화예술·영화 비평에도 꾸준히 참여해온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정치권 논쟁의 중심에 선 영화 '암살자(들)'을 강하게 혹평했다.
진중권 교수는 29일 0시 45분쯤 페이스북에 "뭔가 했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뻔데기 아이큐 수준의 허접한 음모론 시나리오 들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판급 배우들을 줄줄이 섭외한 감독의 능력에 찬사를…"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그냥 배우들이 똥 밟은 사건으로 이해하렵니다"라고 평가했다.
최근 '암살자(들)'을 두고 야권에서는 역사왜곡이라는 비판이, 영화 측과 최민희·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에서는 '픽션'이라는 반론이 이어지고 있다. 진중권 교수는 이와 달리 픽션이라는 형식 자체보다는 작품이 채택한 '음모론 시나리오'와 그 완성도를 문제 삼은 셈이다.
◆'디 워''부러진 화살''명량'도 거침없이 평가
진중권 교수는 서울대에서 미학을 전공하고 '미학 오디세이' 등을 쓴 미학자로, 과거에도 영화에 대해 거침없는 평가를 내놨다.
2007년 심형래 감독의 '디 워'에 대해서는 영화의 기본인 서사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혹평했다. 2012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부러진 화살' 논쟁에서는 "영화는 그냥 영화로 보라"면서도 실제 공판기록과 영화의 차이를 들어 사실 왜곡 문제를 비판했다.
2014년 천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에는 "솔직히 졸작이죠"라며 흥행을 이순신 장군의 인기에 빗대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김한민 감독의 전작 '최종병기 활'에는 "참 괜찮았는데"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진중권은 혹평, 이동진은 별 셋…엇갈리는 영화평
영화평론가들의 시선이 모두 진중권 교수처럼 부정적인 건 아니다.
국내 대표 영화평론가인 이동진 평론가는 유튜브 채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를 통해 '암살자(들)'에 별 3개를 주고(별 5개 만점) "사건의 흐름과 틈새를 밀도 높게 파고드는 시선"이라는 한줄평을 남겼다.
언론 시사회에서도 비교적 우호적인 평가가 적잖았다. 씨네플레이에서는 주성철 기자가 별 4개와 함께 역사적 진실과 장르적 재미 사이의 균형을 높이 평가했다.
일부 언론평에서는 몇몇 인물이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구성에서 '내부자들', 시대적 사건을 집요하게 따라가는 방식에서 '서울의 봄'이 연상된다는 평가도 나왔다. '암살자(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내부자들'과 '서울의 봄'을 제작했다는 점도 이 같은 비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뒀던 9월 23일 개봉한 영화 '암살자(들)'은 허진호 감독이 연출을 맡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심은경, 류경수, 엄지원, 류혜영, 박지환, 박정민, 박해준 등이 함께 출연했다.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영부인 저격 사건을 모티브 삼아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미스터리극이다. 허진호 감독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특정한 결론을 단정하기보다 당시 시대상과 인물들의 시선, 기자들의 추적을 통해 질문을 던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28일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지자 제작진이 당일 공식자료를 내 "기존 사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