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진 대구시 신공항건설단장
대구경북(TK)통합신공항은 단순히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활주로를 건설하는 토목사업이 아니다. 국토 안보를 지키고, 사람과 물류의 흐름을 바꾸며, 한 지역의 미래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는 국가 인프라 사업이다. 현 대구공항의 민간 항공기 수용 한계를 해소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공군의 핵심 전력이 운용되는 K-2 군공항을 현대화하는 국내 최초의 민·군 통합 이전사업이다.
지금 대구시가 당면한 질문은 '이전사업의 추진이 가능한가'의 단계를 넘어 '끝까지 해낼 수 있는 방식인가'이다. 그러나 현행 기부대양여 방식은 이 질문에 충분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가 먼저 군공항을 건설해 기부하고, 이후 종전부지 개발수익으로 비용을 회수하는 구조에서는 자금 회수에 10년 이상의 간극이 발생한다. 10조원을 훌쩍 넘는 초대형 군사시설을 지방정부와 민간 금융의 힘만으로 선투자하는 것은 원래 제도의 목적과 사업 규모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되는 사업들은 일반적으로 SPC를 설립해서 PF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SPC를 설립한다고 해서 위험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SPC는 위험의 주체를 바꾸는 수단일 뿐, 건설비 상승과 고금리, 장기간의 부동산 경기 변동과 종전부지 개발의 불확실성은 그대로 존재한다.
2024년 민·관 합동 SPC 구성이 무산된 것은 금융·건설 시장이 TK신공항 사업의 실행과 성공 가능성에 대해 냉정한 답을 내놓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사업이 완성할 수 있도록 재원과 책임의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국방과 안보의 핵심시설은 국가가 책임지고, 지방은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며, 민간은 운영의 효율을 더하는 방향이 해법이다.
국가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한다는 뜻이지 대구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 군공항은 국가의 전투·지휘·군수·연합작전이 결합된 안보 플랫폼이다. 국가가 군공항 핵심시설의 설계·건설과 예산 지원을 맡고, 대구시는 주민 지원과 상생, 종전부지의 도시계획과 지역 발전을 담당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과 예산, 추진체계를 동시에 바꾸어야 한다. 국방부 장관이 공항이전사업을 직접 시행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고, 사업추진을 위한 국가예산도 반영해야 한다. 기획예산처·국방부·국토교통부와 대구시·경북도가 함께 참여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가동해 부처별 협의를 하나의 일정과 책임 아래 묶어야 한다.
대구시는 지난 13년 동안 이전부지 선정과 주민투표, 사업계획 승인 등 법이 정한 절차를 성실히 이행해 왔다. 이제 마지막으로 재원조달을 통해 사업 착수를 앞두고 있는 단계이다. 이와 같은 시점에서, 대규모 재원이 소요되는 국가 안보시설의 건설과 장기적인 금융 위험까지 지방정부가 책임을 분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TK신공항은 대구만의 공항이 아니다. 대한민국 공군 전력을 현대화하고, 영남권의 하늘길과 물류망을 넓히며, 국가 균형성장의 새로운 축을 세우는 공항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국가가 담당하고, 지방이 잘할 수 있는 지역의 미래 설계는 지방이 맡아야 한다. 2027년 예산 반영과 특별법 개정, 범정부 추진체계 구축이 함께 이루어질 때 TK신공항은 구호를 넘어 사업 시행으로, 약속을 넘어 개항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제는 결단해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