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전격 공개에 李 대통령, "비공개 합의 어겨"
靑, "인도적 원칙 준수한 것, 그 이상 고려사항 없어"
野, "북한 눈치 보느라 포로 송환 사실 감춰"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2명이 이미 한국에 송환됐다는 사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육성을 통해 전격 공개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애초 인도적 이유 등으로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야당은 이재명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느라 송환 사실을 숨겼다며 공세를 벌이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논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에 보냈다고 밝히면서 불이 붙었다.
생포 사실, 이후 언론 인터뷰, 한국행 희망 입장 등으로 전세계적 이목을 끌었던 북한군 포로 2명이 국내로 송환됐음에도 그 사실이 우리 정부가 아닌 타국 대통령 입을 통해 알려진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 발언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대신 이들의 한국행 사실은 이튿날 야당 의원을 통해 확인됐다. 북한군 포로 문제에 관여해 온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이 "며칠 전 무사히 대한민국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중대한 사안이 우리 정부 공식 발표가 아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입을 통해 먼저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며 송환 과정에 아쉬움도 표했다.
상황이 '은폐 논란'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소셜미디어 엑스(X)에 해명 글을 올리며 상황 관리에 나섰다. 그는 "북한 포로 국내 송환 문제는 외교, 안보, 한반도 정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예민한 의제"라며 "공개로 생길 여러 문제를 생각할 때 비공개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타당했고 그렇게 합의했다"고 썼다.
이어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했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역시 "인도적·인권적 원칙을 준수한 것이지 그 이상의 고려사항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여당 역시 엄호에 나섰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5일 논평에서 "양국 간 신뢰를 저버린 처사이자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위험한 행동"이라며 우크라이나 측에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비공개 판단에 다른 고려가 없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북한군 포로 2명의 송환 사실은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젠가 공개돼야 할 의제가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정부가 비공개 원칙을 고집하는 것은 북한 눈치를 살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숨길 일도 아닌 것을 숨기려 했다. 이 정권은 애당초 송환 자체가 달갑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 포로가 대한민국으로 오는 것이 북한 김정은에게는 불편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