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랑스 방문에 샹젤리제 80만명 운집…"AI로 인간성 잃지 않아야"

입력 2026-09-27 15: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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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함 채울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느님 뿐"

26일(현지시간) 교황 레오 14세가
26일(현지시간) 교황 레오 14세가 '포프모빌'(교황 전용 차량)을 타고 샹젤리제 거리를 통해 콩코르드 광장으로 이동하던 중 한 아이를 안고 축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파리의 상징인 샹젤리제 거리는 교황을 보려는 인파로 가운데 차로 하나를 빼고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레오 14세 교황이 탄 흰색 '포프모빌'(교황 전용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자 거리를 메운 사람들은 노란색과 흰색의 바티칸 국기를 흔들며 "교황 만세"를 연호했다.

교황은 개선문에서 콩코르드 광장까지 약 2㎞에 이르는 샹젤리제 대로를 지나며 아기들의 머리에 일일이 손을 얹어 축복했다. 이어 콩코르드 광장에서 대규모 야외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청은 80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신앙 안에서 참된 행복을 찾으라며 "우리 안의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느님뿐"이라고 말했다. 또 "아름다운 도시 파리에서 성령의 생수가 프랑스 전역으로 흘러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했다.

26일(현지시간) 교황 레오 14세가 파리 개선문에서 미사가 열리는 콩코르드 광장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레오 14세는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아이들을 축복하기도 했다. EPA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교황 레오 14세가 파리 개선문에서 미사가 열리는 콩코르드 광장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레오 14세는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아이들을 축복하기도 했다. EPA 연합뉴스

교황은 이날 오전 이주민·난민 지원 시설 '바키타의 집'을 찾아 나이지리아·아프가니스탄 출신 이주민들의 사연을 듣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앞서 방문 첫날인 25일에는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인공지능(AI)의 무분별한 사용과 핵 군비 경쟁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우리 일상생활로 들어온 기계의 낙원에서 우리의 인간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탈퇴 결정 여파로 재정난을 겪는 유네스코 본부에서 연설하고,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저녁기도를 집전했다. 밤에는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청년 약 8만 명의 환호 속에 기도회를 이끌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여와 국빈 만찬 등 각종 환대 행사를 기획했으나, 교황이 종교 행사에 집중하겠다며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파리 일정을 마친 이날 오후에는 남서부 루르드로 이동해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고 전해지는 마사비엘 동굴에서 기도했다.

순방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프랑스 북동부 도시인 메스를 방문해 '유럽의 평화'를 주제로 연설한 뒤 나흘간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