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유엔사, 사고 닷새 만에 조사 준비
국민의힘 "증거 유실 방치" 맹공
시민단체, 이재명 대통령·군 지휘부 9명 고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닷새 만에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현장조사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현장조사가 늦어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부와 군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시민단체가 대통령과 군 지휘부를 경찰에 고발하는 등 파장도 커지고 있다.
◆ 사고 닷새 만에 DMZ 진입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과 유엔사는 지난 26일 DMZ에 인력 20여 명을 투입해 지뢰 추정 폭발 사고 현장조사를 위한 기동로 확보와 작전환경 조사를 실시했다. 합참 합동 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 조사기관, 작전병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동로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감시·통신 상태 등을 점검했다. 사고 당시 수색로 개척에 참여했던 장병 일부도 자발적으로 조사 준비에 참여했다.
다만 이날 조사는 사고 원인을 확인하는 본격적인 현장조사가 아니라 사전 준비 단계다. 합참은 "장병 안전을 확보한 뒤 유엔사와 철저한 합동 현장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사고 원인 등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조사 일정과 작전계획은 군사보안 사항이라는 입장도 내놨다.
◆ 야당 '늑장 조사' 강력 질타
현장조사가 늦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정부와 군의 대응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사고 직후 현장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비와 폭우 등으로 증거가 훼손·유실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정부와 군을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가 북한군이 최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매설한 목함지뢰 때문일 가능성을 거론하며 "명백한 침략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고 발생 닷새가 지나서야 현장조사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점을 문제 삼았다. 장 대표는 "현장조사가 고의로 지연됐다면 대통령의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윤상현 의원도 비로 인해 현장 증거가 훼손되거나 유실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사고 직후 현장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와 유엔사·우리 군 사이 협의 과정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일종 의원도 현장 증거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고, 나경원 의원은 국회 외교안보 합동청문회와 외교통일·국방·정보위원회 연석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 역시 유엔사의 신속한 조사 요구를 정부가 거부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하며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 시민단체, 대통령·군 수뇌부 고발
시민단체의 고발까지 이어지면서 논란은 법적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26일 이재명 대통령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 강신철 국방부 장관 등 9명을 직권남용·직무유기·일반이적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진영승 합참의장, 김규하 육군참모총장 등 군 지휘부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지난 6월부터 북한군의 MDL 월선 정황과 지뢰 매설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군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군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장병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는 취지로 대통령과 군 지휘부의 책임을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