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프로파일 판매 10배…푸마, 5년 적자 끊고 66억 흑자

입력 2026-09-27 09: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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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 여성 스니커즈 거래액 90% 증가…10분 만에 6억원 완판 7월 EU 재고 폐기 금지·짝퉁 신발 13억원 적발, 규제도 변수

푸마가 서울 북촌 화동에 스니커즈 전문 매장
푸마가 서울 북촌 화동에 스니커즈 전문 매장 '스니커 박스 북촌점'을 오픈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매장은 스니커즈 문화에 대한 푸마의 진정성을 담아낸 글로벌 스토어 컨셉 매장으로, 전 세계 세 번째로 선보이는 공간이다. 사진은 푸마 스니커 박스 북촌점 전경. 연합뉴스

올가을 신발 시장에서 밑창 두께 1~2㎝의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가 주류로 올라서면서 푸마의 관련 라인 판매량이 1년 새 10배 이상 늘었다. 푸마코리아가 지난해 집계한 실적에서다. 두툼한 굽의 어글리슈즈가 끌던 시장이 납작한 밑창으로 넘어가자 스포츠 브랜드의 성적표도 뒤집혔다. 쿠션이 사라진 자리에는 발 질환이 따라붙었다.

◆ 푸마, 5년 연속 적자 끊고 영업이익 66억원

푸마코리아는 1999년 포뮬러원 레이서용으로 만든 스피드캣을 되살렸다. 페달 감각을 살리려 밑창을 얇게 깎은 레이싱화가 27년 만에 일상화로 돌아왔다. 여기에 발레슈즈 형태를 접목한 스피드캣 발레, 스피드캣 고가 잇따라 나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푸마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4년 매출 1473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17.2% 늘었고, 5년 연속 이어지던 적자가 끊겼다.

리셀 시장 반응은 더 가팔랐다. 크림이 2025년 상반기 트렌드 리포트에서 집계한 최다 저장 신발 순위에 스피드캣 계열 두 모델이 5위와 6위로 올랐다. 크림 거래 데이터 분석에서 푸마 H-스트리트 OG는 거래액이 3만3700% 넘게 뛰었다. 무신사의 지난해 상반기 결산에서 스포츠 브랜드 매출 성장률 1위도 푸마였다.

◆ 아디다스 248억 유로 최대 실적, 나이키코리아는 3년 연속 뒷걸음

아디다스는 2026년 3월 공개한 연간 실적 보고서에서 2025년 매출 248억1000만 유로로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바·가젤·스페지알에 이어 태권도, 아디 레이서 같은 초슬림 모델로 라인업을 넓힌 결과다. 끈을 없앤 태권도 레이스리스는 출근용 신발로 조기 완판됐다.

반대편 숫자는 나이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 15일 공시된 나이키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6 회계연도 매출은 1조7936억원으로 5.2% 줄었다. 3년 연속 감소다. 글로벌 스포츠 신발 시장 분석에서도 나이키 점유율은 2022년 25.9%에서 지난해 22.9%로 3.0%포인트 내려갔다.

나이키도 납작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5월 29CM에서 단독 발매한 문 슈는 10분 만에 전량 품절됐고, 옐로 색상은 1분 만에 동났다.

◆ 여성 스니커즈 거래액 90% 증가, 10분 만에 6억원

유행의 중심에는 20~30대 여성이 있다. 29CM의 지난해 풋웨어 거래 데이터에서 여성 스니커즈 거래액은 전년보다 90% 늘었고, 구매자 가운데 여성 비중은 75%를 넘겼다. 발레코어를 입힌 스피드캣 발레는 무신사 드롭 발매 10분 만에 6억원어치가 팔렸다.

수요는 오프라인과 키즈로 번졌다. 무신사가 지난달 낸 상반기 실적 공시를 보면 신발 전문 매장 무신사 킥스는 홍대·성수 2개 점포만으로 8개월 만에 방문객 100만명을 넘겼다. 무신사 스토어의 연간 신발 판매량은 660만 켤레를 돌파했다. 지난 5월 아동용 스피드캣 고 팝업도 문을 연 지 1시간 만에 매진됐다.

29CM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들까지 밑창이 납작하고 슬림한 앞코 디자인의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를 앞세워 시즌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 2030 족저근막염 7만3816명, 쿠션 기준은 없다

얇아진 밑창은 지면의 힘을 그대로 발바닥에 넘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족저근막염 진료 인원 현황 가운데 가장 최근 집계인 2024년 기준으로 20~30대 환자는 10년 새 4만8235명에서 7만3816명으로 53%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 남성 진료 인원은 79% 급증했다.

정형외과 학계에서는 미드솔이 극도로 얇은 신발은 걸을 때 지면의 하중이 발바닥 아치와 뒤꿈치로 곧장 전달돼 족저근막염과 피로골절 위험을 키운다고 본다. 한국소비자원이 2025년 1월 전면 개정한 제4차 섬유제품 권장품질기준도 유해물질 검출 여부에 무게가 실려 있다. 완충 성능 같은 기능성은 분쟁 판단 기준에서 비켜나 있다.

스타일링 쪽 불만도 있다. 5㎝ 안팎의 키높이 효과를 주던 어글리슈즈와 달리 굽이 1~2㎝에 그쳐 와이드 팬츠를 입으면 바짓단이 끌린다는 지적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가을 신상 로우 프로파일 모델의 전국 매장 유통은 30일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된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신발 안창의 아치와 발의 아치가 꼭 맞는 신발을 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밑창이 너무 부드럽고 말랑한 소재보다는 단단하게 받쳐주는 소재가 족저근막염 방지에 더 낫다"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