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실손 청구 4개월새 570%…당화혈색소 없으면 전액 거절

입력 2026-09-27 06: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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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손보사 2월 청구만 3264건·12억8520만원 금감원 100명 투입 기획조사, 10월 말까지 집중 신고기간

마운자로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마운자로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추석 연휴 뒤 비만치료제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실비 청구에 관심이 쏠린다. 마운자로 실손보험 청구 건수는 출시 4개월 만에 평균 570% 늘었다. 손해보험업계가 지난 2월 집계한 비급여 실손의료비 청구 현황에서다. 청구는 폭증했지만 지급 여부는 약값이나 진단명이 아니라 의무기록 속 당화혈색소 수치에서 갈린다.

주요 손해보험사 4곳의 올해 2월 마운자로 실손 청구는 3천264건, 금액으로는 12억8천520만원이다. 같은 업계 집계에서 확인된 월간 수치다.

◆ 위고비·마운자로 누적 처방 202만건, 약값은 월 30만~40만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5월 공개한 모니터링 통계를 보면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국내 누적 처방은 지난 3월 집계 기준 202만2천670건을 넘어섰다. 마운자로 한 품목의 월간 처방만 22만8천199건이다.

위고비는 2024년 10월 출시 후 지난해 6월까지 39만5천379건이 처방됐다. 지난해 8월 나온 마운자로는 석 달 만에 26만5천326건을 기록하며 처방 건수에서 위고비를 앞질렀다.

비용은 전액 본인 부담이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낸 주요국 신약의 공·사보험 적용 보고서를 보면 비만 치료 목적 GLP-1 약제비는 월평균 30만~40만원이다. 비급여 가격 비교 플랫폼이 지난달 조사한 결과로는 위고비 0.25mg 4주분의 전국 평균가가 25만6천원, 최고용량인 2.4mg 4주분은 41만6천원이다.

◆ 비만코드 E66은 전액 면책, 당뇨코드 E11도 수치 없으면 부지급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7월 공표한 실손보험 주요 분쟁사례 안내를 보면 단순 비만 목적의 비급여 약제비는 보상 대상에서 빠진다. 실손 표준약관상 비만 질병코드 E66과 체중 감량 치료는 면책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환자들이 기대는 것이 당뇨 코드다. 마운자로는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성인 제2형 당뇨병 치료 보조제로 허가받았다. 당뇨 등 치료 목적으로 급여가 인정되면 본인부담금을 청구할 수 있다.

문제는 코드만으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손해보험협회가 지난 5월 정리한 심사 가이드는 마운자로 청구 때 당뇨 진단코드 E11과 함께 객관적 검사 수치를 요구한다. 업계 심사 실무에서는 당화혈색소와 혈당 검사 수치가 없는 청구를 보상에서 뺀다.

◆ 고혈당 진단서 받고 청구했다 기각, 조사 대상까지

금감원 분쟁조정 사례에는 고혈당증(R73) 진단서로 비만주사제를 처방받고 청구했다가 일상생활 장애가 없는 체중 감량 목적으로 판단돼 기각된 건이 있다. 같은 이유로 삭센다 처방 청구가 전액 거절된 사례도 있다.

더 나아간 경우도 있다. 손해보험협회가 파악한 사례를 보면 단순 체중 감량을 위해 E11 코드를 받아 마운자로를 청구한 환자가 당화혈색소 정상치 확인 후 보험사기 조사 대상에 올랐다. 주사 비용을 도수치료나 체외충격파 비급여 영수증으로 바꿔 쪼개기 청구한 병원은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조사에 적발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 브리핑에서 질병 치료 목적이 명확하고 요양급여 기준에 부합할 때만 보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의사 소견서나 진단명이 있어도 실제 치료 목적이 아니면 보상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 보험금 타려다 가입 막힌다…투약 30일 넘기면 고지의무

실손 거절보다 뒤에 오는 부담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보험 인수심사 실무에서는 진단서에 제2형 당뇨 코드가 남으면 신규 가입 때 당뇨 유병자로 분류돼 거절되거나 보험료가 대폭 오른다고 설명한다.

투약 이력도 남는다. 생·손해보험 표준사업방법서상 비만 주사를 4주씩 2회 이상 처방받으면 30일 이상 계속 투약에 해당해 알릴 의무 대상이 된다. 5년 내 투약력을 알리지 않아 생기는 분쟁이 이 지점에서 나온다.

◆ "당뇨 환자까지 의심받는다" 반론도

면책 원칙을 두고 의료계 반론도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이 세계보건기구가 공인한 만성질환인데도 비급여로 묶여 중증 비만 합병증 환자의 치료 접근권이 제한된다고 비판한다. 대한당뇨병학회 등에서는 실제 당뇨 환자가 혈당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아도 비만 치료로 의심받아 심사가 지연된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안전성 논란도 정리되지 않았다. 식약처가 지난달 집계한 GLP-1 계열 이상사례 현황을 보면 터제파타이드 제제 출시 후 췌장염이 3건, 세마글루티드 제제 투여 후 급성 췌장염이 4건 접수됐다. 이 가운데 3건은 중대 사례다. 미국의학협회 학술지에 실린 대규모 메타분석을 보면 비만 치료 목적 GLP-1 제제 사용 시 담낭·담도질환 위험은 2.29배, 담낭절제술 위험은 70% 높았다. 미국 연방법원에는 위장관 부작용 관련 집단소송 4천22건이 계류 중이다.

정부는 조사를 넓히고 있다. 금감원은 비만약 허위 청구 혐의 병의원을 겨냥해 지난 12일 특별조사 인력 100여 명을 투입했다. 보험사기 특별신고 및 집중조사 기간은 다음달 31일까지다. 신고 포상금은 병원 관계자 최대 5천만원이다. 보건복지부는 고도비만 환자에 대한 GLP-1 급여화 기준안을 이달 검토한다.

인천의 한 종합병원 외과 전문의는 병원 의학칼럼에서 "빠른 체중 감소와 GLP-1 작용에 따른 담낭운동·담즙 배출 감소가 함께 작용하면 담즙이 정체돼 담석이 만들어지기 좋은 환경이 형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