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항 식음료 매출 31.9%가 임대료…비빔밥 5년 새 45% 올랐다

입력 2026-09-26 08: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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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 14개 공항 식음료 매장 2021~2025년 임대료 2765억…경쟁입찰 구조가 고비용 부채질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이용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이용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공항공사 산하 전국 14개 공항에서 영업하는 식음료 입주업체들이 매출의 30% 넘는 금액을 임대료로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을 제외한 김포공항 등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식음료 매장 매출액·임대료'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전국 14개 공항 식음료 매장의 전체 매출은 8659억원, 임대료는 2765억원이었다. 매출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31.9%에 달한 셈이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김포공항 한 입주업체의 지난 7월 정산서를 보면 매출액의 36%에 달하는 매출 연동 임대료가 적용되고 있었다. 이 업체의 월 매출은 6000만원을 넘는다. 매출 연동 임대료로 매월 2000만원 이상을 부담하는 구조다. 기본전대료와 전기료, 냉난방비, 공용소모품비, 인건비, 카드수수료 등 각종 비용도 별도로 추가된다.

지난해 매출이 발생한 96개 매장 가운데 임대료 비중이 40% 이상인 곳은 28곳이었고 절반 이상인 곳도 10곳이었다. 김포공항 국제선 던킨도너츠는 매출의 65.6%를 임대료로 냈으며, 제주공항 국내선 엔제리너스와 오가다도 각각 59.2%, 58.4%에 달했다.

공항공사는 공항 내 영업시설 운영업체를 중간에 낀다.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된 운영업체는 다시 개별 입주업체와 계약해 매출 연동 임대료 등을 받는다. 공사는 운영업체로부터 중간 수수료를 떼간다. 대신 개별 입주업체에 적용되는 임대료율을 공항공사가 직접 정하지는 않는다.

해당 계약 구조를 잘 아는 한 운영업체 관계자는 "입주업체에 대한 수수료는 운영업체가 정하는 것이고 공항에서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면서도 "입주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에 거의 상응하는 수준의 비용을 공항에 내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계약한 운영업체에 임대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임대료율은 입찰 결과 등에 따라 업체별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높은 임대료와 함께 공항 식음료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2021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동일 매장·메뉴 기준 청주공항 비빔밥 가격은 1만1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45.5% 뛰었다. 같은 매장의 돈가스도 1만1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36.4% 인상됐다. 울산공항 라면은 5000원에서 6500원으로 30.0%, 김포공항 우동은 8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29.4% 올랐다.

전문가들은 공항이라는 특수상권 구조가 비용 전가를 구조적으로 심화시킨다고 지적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공항이라는 특수상권은 높은 유동 인구를 보장받는 대신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는 구조"라며 "30%를 넘는 수준이라면 업체의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고 결국 가격이나 서비스 조정을 통해 비용 일부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짚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공항은 소비자 입장에서 독점적 판매 공간의 성격이 있다"며 "업체의 부담이 커지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결국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김미애 의원은 "높은 임대료가 가격과 서비스 품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임대료 산정과 경쟁입찰 방식은 적정한지, 가격 인상 협의와 사후관리는 실효성 있게 이뤄지고 있는지 국정감사에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