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용돈 21만3000원 송금…귀성 교통비는 23% 줄어 21만4000원

입력 2026-09-24 08: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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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19만원·30대 22만원·40대 24만3000원 가구당 추석 지출 72만8630원, 60.8% "매우 부담"

15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15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과일·축산·수산·가공·생활용품 등 다양한 선물세트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추석 선물세트 본 판매를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에 부모 세대로 보낸 모바일 추석 용돈이 1인당 평균 21만3000원으로 5년 만에 38% 늘었다. 카카오페이가 최근 5년간 송금봉투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21일 공개한 결과다. 같은 시기 가구당 추석 교통비는 21만4000원으로 1년 새 23% 줄었다. 명절에 움직이는 것이 몸에서 돈으로 옮겨 가고 있다.

◆ 용돈 38% 오를 때 물가는 13.7%

카카오페이 분석을 보면 부모에게 보낸 송금액은 2021년 15만4000원에서 21만3000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누적 물가상승률 13.7%와 견주면 2.8배 가파른 증가세다.

연령이 높을수록 금액도 컸다. 20대가 평균 19만원, 30대가 22만원, 40대가 24만3000원을 보냈다. 20대와 40대 사이에 5만3000원 차이가 난다.

돈은 위로만 가지 않았다.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보낸 용돈은 평균 11만4000원으로 5년 전보다 16% 늘었다. 중학생이 모바일로 받은 용돈은 7만1000원으로 37% 뛰었다. 명절 봉투가 통째로 휴대전화 안으로 들어온 셈이다.

금액을 정하는 방식은 의외로 보수적이다. 같은 회사 설문에서 응답자 48%가 매년 같은 금액을 드린다고 답했다. 물가를 반영한다는 응답은 30%, 가족과 상의한다는 답은 21%에 그쳤다.

명절에 모바일 송금이 몰리는 흐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카카오페이가 2024년 10월 내놓은 송금 서비스 이용 통계를 보면 명절 기간 이용자 수와 송금액은 평월의 2배로 뛰었다. 봉투를 준비하던 자리를 송금 화면이 대신한다.

현금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4일 안내한 연휴 금융 이용 정보를 보면 12개 은행이 이동점포 11곳과 탄력점포 11곳 등 모두 22곳을 연휴 동안 연다. 고속도로 휴게소와 공항에 배치해 귀성·귀경객의 현금 인출과 창구 업무를 받는다.

◆ 교통비 6만4000원 감소, 귀성 포기 이유는 비용

한국교통연구원이 21일 내놓은 추석 연휴 통행실태 설문조사를 보면 올해 가구당 예상 교통비는 21만4000원이다. 지난해 27만8000원에서 6만4000원 빠졌다.

같은 조사에서 귀성하지 않는 이유로는 교통혼잡(13.6%)과 지출비용 부담(10.4%)이 거주지 요인 다음으로 많이 꼽혔다. 고향에 가지 않겠다는 선택의 배경에 돈과 시간이 나란히 놓여 있다.

◆ 가구당 72만8630원, 용돈이 지출 1위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추석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가구당 전체 예상 지출액은 72만8630원이다. 지난해 71만2300원보다 2.3% 늘어 2년 연속 70만원대다.

항목별로는 부모님 용돈이 30만4900원으로 가장 컸다. 상차림 비용 22만3900원, 교통·체류비 19만2300원이 뒤를 이었다. 차례상보다 봉투가 무겁다.

가구 규모에 따른 격차도 뚜렷하다. 1인 가구의 예상 지출은 52만6700원, 4인 가구는 90만7300원으로 38만원 차이다. 올해 추석 지출이 매우 부담된다고 답한 소비자는 60.8%로, 지난해 51.2%에서 9.6%포인트 올랐다.

◆ 통행료 96시간 면제에도 비는 귀성길

정부는 연휴 나흘간 민자도로를 포함한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를 전액 면제한다. 24일 0시부터 27일 자정까지다. 한국도로공사는 관리 주유소 226곳의 기름값을 1리터당 100원 내리고, 경부선 버스전용차로 운영은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연장한다.

도로공사는 특별교통대책기간 하루 평균 고속도로 통행량을 605만대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11.8% 많다. 교통 현장에서는 통행료 면제와 유류비 인하가 오히려 특정 시간대 차량 쏠림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귀성길 주유 풍경도 바뀐다. 한국도로공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황희 의원실에 23일 제출한 추석 연휴 고속도로 충전 실적을 보면 휴게소 전기차 충전은 5만2588건으로 2023년의 4.2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휴게소 주유소 이용은 7.1% 줄었다.

◆ "간편한 송금이 얼굴을 대신할 수는 없다"

송금 효도가 자리 잡으면서 대면 왕래가 줄어드는 데 대한 우려도 커진다. 소비자단체와 명절 문화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부모 세대의 정서적 소외를 짚는 견해가 나온다. 모바일 송금이 안부 확인을 간편하게 만들었지만 얼굴을 맞대는 시간을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카카오페이는 명절마다 부모님 용돈 금액을 고민하는 사용자를 위해 실제 송금 데이터와 솔직한 생각을 담아 이번 분석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의 한 임원은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추석의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