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선물하기 12.5%, 전통시장 3.5%의 3.5배 상품권 상담 74%가 사용·환급 거부…수수료는 점주 몫
올해 추석 선물 선호도에서 현금·상품권이 54.4%로 1위에 올라 과일세트(23.7%)와 정육세트(23.4%)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조사기관 피앰아이가 22일 공개한 2026 추석 연휴 인식 조사 결과다. 택배 접수가 같은 날 일제히 끊긴 뒤에도 선물은 멈추지 않았다. 상자 대신 휴대전화로 건너가는 추석 모바일상품권이 그 자리를 메웠다.
◆ 현금·상품권 54.4%, 1년 새 5%p 올랐다
같은 조사에서 현금·상품권 선호는 지난해 49.4%에서 5.0%포인트 올랐다. 명절 선물 예상 지출은 10만~29만원 구간이 37.2%로 가장 많았고, 50만원 미만이 72.7%였다. 부담은 줄이되 받는 사람이 직접 고르게 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연휴를 보내는 방식도 함께 바뀌었다.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이 59.6%로 본가 방문(40.0%)을 앞섰다. 지난해 56.0%보다 3.6%포인트 높다. 만나지 않는 명절에 실물 상자는 오히려 짐이 된다.
◆ 택배는 22일 마감, e쿠폰은 연휴에도 전송된다
주요 택배사의 일반 추석 선물 발송은 지난 22일로 끝났다. 택배 3사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집화와 배송을 쉬고 27일부터 순차 재개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를 추석 택배 특별관리기간으로 두고 인력 5천500명을 추가 투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14일부터 29일까지 소포 1천433만개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물 물류가 멈춘 구간이 모바일 선물의 성수기다.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 신선·상온 상품 배송이 끝난 뒤 이커머스가 27일까지 외식 e쿠폰과 모바일상품권 할인전을 잇는 흐름이 자리를 잡았다. 카카오가 올해 2월 내놓은 명절 선물하기 판매 순위 분석에서는 거래 상위 10위권을 백화점·배달 금액권이 채웠다. 실물 선물세트는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 한 달 거래 5555억원, 시장은 10조원대로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10월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추석 효과가 반영된 그달 e쿠폰 서비스 거래액은 5천555억원이었다. 전년 동월(4천574억원)보다 21.5% 늘었다. 이 가운데 90.5%가 스마트폰 결제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9월 표준약관을 개정하며 낸 자료를 보면 신유형 상품권 거래액은 2019년 3조4천억원에서 8조6천억원으로 급증했다. 5년 만에 2.5배로 불어난 규모다. 모바일 선물하기를 포함한 디지털 쿠폰·상품권 시장은 연간 10조원대를 기록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추석 선물 구매의향 조사에서 모바일 선물하기를 쓰겠다는 응답은 12.5%로 전통시장(3.5%)의 3.5배였다. 이 조사에서는 모바일 상품권이 실물 선물보다 성의가 없어 보인다는 인식이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남아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 환불 95%로 올렸지만, 회사에서 받은 쿠폰은 제외
지난해 9월 개정된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은 5만원 초과 모바일상품권의 유효기간 만료 후 현금 환불 비율을 90%에서 95%로 올렸다. 금액과 상관없이 포인트·적립금으로 받으면 100% 환불이다. 카카오는 지난 6월 약관을 고쳐 8월 1일부터 이를 적용했다.
사각지대는 남았다. 기업이 복지·사은품으로 대량 구매해 나눠주는 B2B 상품권은 표준약관 규율 대상에서 빠져 있다. 유효기간이 1~2개월로 짧은데 연장도 환불도 막힌다. 국민권익위원회에는 추석 상여로 받은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이 만료된 뒤 B2B라는 이유로 연장과 환불이 모두 거부된 사례가 접수됐다.
숫자도 이를 뒷받침한다. 권익위가 2024년 11월 내놓은 민원 분석에서 모바일 상품권 불편 민원의 71.3%가 환불과 유효기간 연장 문제였다. 한국소비자원 상담에서도 최근 3년 6개월간 신유형 상품권 상담 1천349건 가운데 74%인 998건이 사용·환급 거부였다.
◆ 수수료는 점주가, 낙전은 플랫폼이
받는 쪽이 편해진 만큼 파는 쪽 부담은 커졌다. 서울시가 2025년 6월 공개한 실태조사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42.5%가 모바일 상품권 결제 수수료를 전액 자부담한다고 답했다. 수수료율은 5~11%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명절 선물용 결제가 늘수록 일선 점주의 영업이익이 깎인다고 지적한다.
환불 과정에서 떼는 몫도 적지 않다. 2024년 국정감사 때 국회 정무위원회 이정문 의원실이 공개한 카카오 자료를 보면 선물하기 환불 수수료 수익은 1천615억원이었다.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집계된 액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국세청 자료로는 모바일 상품권 인지세가 5년간 178억7천만원 걷혔다.
플랫폼 업계는 결제망 수수료와 부정 현금화 방지 비용이 들어 100% 현금 환불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모바일 상품권 시장의 낙전수입과 소멸시효 문제는 다음 달 예정된 2026년 국정감사에서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소비자학을 연구하는 이 관계자는 2024년 11월 "기업용이라 하더라도 일반 모바일상품권과 마찬가지로 판매처에서 유효기간 임박 관련 알림을 두 세 차례는 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