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초6·3년으로… 2시간 줄여도 62만5000원

입력 2026-09-24 07: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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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보전 구간 주 10시간으로, 상한 220만→250만원 상반기 수급 2만4573명 최다… 10인 미만 사업장은 여전히 벽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올해부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의 통상임금 100% 지원 상한이 월 250만원으로 올랐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것이다. 종전 220만원에서 30만원 높아졌다. 대상 자녀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 기간은 최대 3년까지 넓어졌지만 이 제도를 실제로 쓸 수 있는지는 회사 규모에서 갈린다. 월 통상임금 250만원인 직장인이 하루 2시간 일찍 퇴근하면 깎인 임금 62만5000원을 고용보험에서 그대로 돌려받는다.

◆ 만 8세에서 만 12세로… 미사용 육아휴직은 2배로 쳐 준다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으로 신청 대상 자녀 연령이 종전 만 8세 이하에서 만 12세 이하로 올라갔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직장인도 쓸 수 있다. 돌봄 공백이 오히려 커지는 초등 고학년 시기가 제도 안으로 들어왔다.

기간은 기본 1년이지만 쓰지 않은 육아휴직 기간을 2배로 가산한다. 휴직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면 1년이 2년으로 불어나 최대 3년을 단축근무로 쓸 수 있다. 정부 고용포털에는 휴직을 전혀 쓰지 않은 초등 4학년 학부모가 3년 연속 단축근무를 승인받은 사례가 올라 있다.

단축 후 근로시간은 주 15시간 이상 35시간 이하여야 한다. 하루 1~5시간 범위다. 최소 사용 단위는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었다. 분할 횟수 제한도 없어 학기 초나 방학처럼 돌봄이 급한 달만 골라 쓸 수 있다.

◆ 하루 2시간 줄이면 월 62만5000원… 100% 구간이 주 10시간

급여는 두 칸으로 나뉜다. 주당 최초 10시간 단축분은 통상임금 100%를 보전해 상한이 월 250만원이다. 10시간을 넘는 단축분은 80%만 주고 상한도 월 160만원으로 내려간다. 80% 구간 상한도 지난해 150만원에서 10만원 올랐다.

100% 보전 구간은 원래 주 5시간이었다. 구간이 10시간으로 넓어지면서 하루 2시간, 주 10시간을 줄이는 전형적인 사용 유형은 임금 손실이 사실상 사라졌다. 주 40시간을 20시간으로 절반 줄이면 고용보험에서 받는 돈은 월 최대 102만5000원이다.

서울시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 상담 사례에는 초등 5학년 자녀를 둔 중소기업 직원이 있다. 퇴근을 2시간 앞당겨 주 30시간을 일하면서 단축급여 62만5000원을 전액 받았다.

◆ 30일 전 신청·피보험 180일… 기한 넘기면 급여가 사라진다

회사에는 단축 개시 예정일 30일 전까지 서면으로 신청해야 한다. 급여를 받으려면 단축 개시일 이전 고용보험 피보험 단위기간이 180일 이상이어야 한다. 단축 기간도 30일 이상이어야 한다.

급여 신청은 단축을 시작하고 1개월이 지난 뒤부터 할 수 있다. 단축 종료 후 12개월 안에 마쳐야 한다. 이 기한을 넘기면 받을 수 있었던 급여가 소멸한다. 재직 기간 6개월 미만 근로자는 사업주가 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

◆ 올 상반기 수급자 2만4573명… 5년 새 136% 늘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7월 내놓은 상반기 일·가정 양립 제도 활용 실적을 보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수급자는 2만4573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9%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1년 1만6689명에서 2025년 3만9400명으로 136% 증가했다. 남성 이용도 늘었다. 2024년 1~7월 기준 남성 수급자는 전년 동기보다 27.4% 늘어 여성 증가율 13.5%를 앞섰다. 하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2%에 그쳤다.

◆ 10인 미만 사업장엔 대체인력이 없다

제도가 열린 것과 쓰는 것은 다르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10인 미만 사업체는 대체인력 확보가 어려워 일·가정 양립 제도 활용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 관계자는 2024년 정책 세미나에서 유연근무를 쓸 수 있는 직장인이 대기업·정규직에 국한돼 있다고 짚었다. 2차 노동시장 근로자의 선택권은 대단히 제한돼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단축근로자의 업무를 분담한 동료에게 보상한 사업주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준다. 대체인력을 채용한 우선지원대상기업에는 월 최대 120만원이 나간다. 올해는 임금을 깎지 않고 하루 1시간 단축을 허용한 중소기업에 1인당 월 30만원을 주는 육아기 10시 출근제도 신설됐다. 다만 육아정책연구소는 동료 업무분담 지원금이 현장 인지도가 낮아 신청률이 저조하다고 봤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승진 누락이나 직무 재배치 같은 비공식 인사 불이익 우려 때문에 근로자가 권리 청구를 주저한다고 분석했다. 만 12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에게 단축근무를 선제 적용한 곳도 있지만, 이런 사례는 대기업에 쏠려 있다.

◆ 급여 지출 2282억원, 국고 분담은 12.8%

돈 문제도 남아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2025회계연도 고용노동부 결산 검토 자료를 보면, 단축 급여 지출은 2025년 2282억원이다. 2020년 550억원에서 4.15배로 불었다.

같은 자료에서 2025회계연도 모성보호 지출 중 정부 일반회계 전입금 비율은 12.8%로 집계됐다. 2024년 15.5%보다 2.7%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계정 적립배율은 법정 기준 1.5~2배에 한참 못 미치는 0.1배까지 내려갔다. 제도 확대 비용을 국고가 아니라 기금이 떠안고 있다.

동료 업무분담 지원금 정례 접수는 다음 달 1일 시작된다. 모성보호 사업의 일반회계 전입금 확대 문제는 오는 11월 예산안 심사에서 다뤄진다.

여성·노동정책을 연구하는 한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학술대회에서 "출산 의향이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라 '출산 후 일할 수 있는 조건이 보장되는가'라는 현실적 가능성과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커리어와 가족적 성취가 동시에 가능한 구조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