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1차로 정속주행도 위반… 범칙금 4만원·벌점 10점

입력 2026-09-23 13: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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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추석 연휴 지정차로 위반 605건, 설 연휴의 세 배 드론 적발 48%가 지정차로 위반… 승합차 과태료는 6만원

고속도로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고속도로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23일 시작되는 추석 연휴 고속도로 특별 교통관리에서 제한속도를 지킨 차량도 1차로를 계속 물고 달리면 범칙금 4만원에 벌점 10점을 받는다. 경남경찰청이 22일 내놓은 추석 명절 고속도로 특별 교통관리 계획을 보면 단속은 27일까지 닷새간 이어진다. 위반과 합법을 가르는 것은 속도계가 아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9는 차량 정체로 통행 속도가 시속 80㎞ 미만으로 떨어질 때만 1차로 주행을 허용한다.

경찰청이 지난 2월 문진석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명절 연휴 단속 현황을 보면 추석 연휴 지정차로 위반은 605건이었다. 같은 자료에서 설 연휴 적발은 169건에 그쳤다. 추석이 세 배를 넘는다. 귀성·귀경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추석 연휴가 1차로 단속의 최대 고비인 셈이다.

◆ 추석 연휴 605건, 설의 세 배… 명절 단속 10건 중 1건

지정차로 위반은 명절 연휴 단속에서 곁가지가 아니다. 염태영 의원실이 지난해 1월 공개한 2020~2024년 열 번의 명절 연휴 단속 통계를 보면 지정차로 위반은 전체의 10.1%를 차지했다.

평상시 규모도 작지 않다. 경찰청이 집계한 고속도로 지정차로 위반 단속은 연간 5만4000건에 달한다. 한국도로공사가 2023년 12월 밝힌 경찰과의 합동 집중단속 결과를 보면 두 달 동안 7676건이 적발됐다. 월평균 3838건으로, 평시 월 497건의 7.7배다.

◆ 시속 80㎞ 미만 정체만 예외… 흐름 풀리면 즉시 2차로

편도 2차로 이상 고속도로의 1차로는 앞지르기를 위한 추월차로다. 추월을 마치면 곧바로 주행차로로 내려와야 한다. 최고제한속도가 시속 100㎞나 110㎞인 구간에서 고속도로 1차로 정속주행을 고수하더라도 계속 점유하면 위반이다.

예외는 하나뿐이다. 차가 밀려 통행 속도가 시속 80㎞ 미만으로 떨어지면 1차로 주행이 허용된다. 귀경길 정체 구간에서는 1차로를 타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밀리던 흐름이 풀려 속도가 올라가는 순간 판단이 뒤집힌다. 정체 구간과 소통 구간이 번갈아 나타나는 명절 고속도로에서 적발이 몰리는 이유다.

◆ 현장 적발은 벌점 10점, 영상 적발은 과태료 5만원

처분은 어떻게 적발됐느냐에 따라 갈린다. 경찰관이나 암행순찰차가 현장에서 통고처분하면 운전자에게 승용차 기준 범칙금 4만원과 벌점 10점이 매겨진다. 승합차·화물차는 범칙금 5만원이다. 면허정지 기준이 40점이므로 벌점 10점은 가볍지 않다.

드론이나 캠코더, 블랙박스 공익신고 같은 비대면 영상 단속은 다르다. 운전자를 특정하지 않고 차량 소유주에게 승용차 5만원, 승합차 6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금액은 1만원 더 많지만 벌점은 붙지 않는다.

카메라가 없는 구간이라고 안심하기 어렵다. 경찰청이 2024년 국정감사 때 한병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공익신고로 처리된 지정차로 위반은 71만9985건이었다.

◆ 드론 적발 48%가 지정차로 위반… 20분에 9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단속은 이미 주력이 됐다. 한국도로공사가 2024년 국정감사에서 안태준 의원실에 낸 자료를 보면 드론 단속 2만1500여 건 가운데 지정차로 위반이 48%로 적발 항목 1위였다. 경북경찰청은 광학 30배 줌 4K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을 지난 7월부터 고속도로에 띄워 암행순찰팀과 합동 단속하고 있다.

적발 속도는 빠르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경부고속도로에서 드론을 띄운 지 20분 만에 지정차로 위반 9대를 잡아냈다. 암행순찰차 단속에서는 1시간 동안 1차로 정속주행 등 3대가 연달아 걸려 현장 범칙금 통고처분을 받았다.

지난 5월 연휴 닷새간 진행된 고속도로 특별단속에서도 지정차로 위반 580건이 적발됐다. 이번 추석에는 전남경찰청이 경찰관 1567명과 암행순찰차·드론 등 장비 709대를 투입하겠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충남경찰청도 암행순찰차와 헬기를 동원해 갓길 통행 등을 단속한다.

◆ "정속인데 과속차에 양보하나" 반발 vs 치사율 7.4%

운전자들의 반발은 매년 되풀이된다. 제한속도에 맞춰 1차로를 달리는 자신이 왜 규정을 넘겨 달리려는 뒤차에 길을 비켜야 하느냐는 것이다. 1차로 복귀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면 차로 변경이 잦아져 오히려 후방 추돌을 부른다는 지적도 운전자 단체에서 나온다.

경찰과 도로공사는 사고 결과를 근거로 든다. 도로공사가 2023년 12월 내놓은 분석에서 지정차로 위반 교통사고 치사율은 7.4%로, 전체 고속도로 사고 평균 4.4%의 1.7배였다. 일선 고속도로 순찰 업무를 맡은 한 경찰관은 지난해 8월 기고문에서 "1차선 정속주행을 할 경우 후속 차량들이 추월하지 못해 2차선을 이용해 앞지르기를 하는 등 사고 유발 가능성이 크고 원활한 교통순환을 방해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