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업무 관련 송치 건을 상장사인 현산 홍보팀이 배포
공사 구별 상실 지적...회사 자원의 사적 유용 논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재임 중 발생한 사안으로 검찰에 송치된 정몽규 전 회장의 개인 입장문을 상장사인 IPARK현대산업개발(현산) 홍보팀이 대리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의 공식 소통 채널이 총수 개인의 사법 리스크 소명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2일 현산 홍보팀은 '[입장문]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 입장문' 파일을 출입기자 대상으로 배포했다.
홍보팀이 배포한 입장문은, 정몽규 전 회장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현산의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정 전 회장은 해당 입장문을 통해 "수사 과정을 통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진행한 점을 충실히 설명했다"며 "이사회를 속일 이유도 없고 속인 사실은 더더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의 송치 결정이 내려진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검찰 등 추가 수사 과정에서 오해가 해소되고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사단법인 KFA의 회장으로서 또는 사인 자격으로 발생한 형사 사안에 코스피 상장법인인 현산의 조직이 동원됐다는 점이다. 재계에 따르면 기업의 홍보 인력과 시스템, 대언론 네트워크 등 유무형 자산은 법인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현산의 본업과 전혀 무관한 외부 단체에서의 법적 리스크 방어에 회사 자원을 활용한 것은 법인과 개인의 분리 원칙 위반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언론 홍보(PR) 실무적 관점에서도 이번 배포는 과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회사와 무관한 형사 사건과 관련된 소명이라면, 개인 법률대리인(변호인단)을 통하는 등의 별도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현산은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정 전 회장의 입장문을 배포하면서 "사회부나, 스포츠부가 있다면 전달 부탁드린다"라며 사실상 정 전 회장 개인의 공식 채널 역할을 했다.
상장사인 한 건설사 홍보팀 관계자는 "과거 저희 회사에서도 총수와 관련한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회사 차원에서는 대응하지 않았다. 논의된 적도 없었다. 굳이 회사 홍보팀을 이용해 입장문을 배포했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빅테크 기업 홍보 담당자는 "배포 채널에 대한 문제가 분명 존재한다. 현산과 업무적 연관성이 전혀 없는 사안임에도 오너라는 명분으로 배포한 것 같은데, 잘못된 부분이다.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산 홍보팀에 관련 내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