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 '세계 최초 3D 비접촉 초정밀 검사 기술' 개발

입력 2026-09-06 20: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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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보다 얇은 초전도 선재로 자르지 않고 3D 오차 잡아낸다"
미국 특허 등록 완료 및 초전도 분야 세계적 학술지(IEEE TAS) 논문 3편 연속 게재

'세계 최초 3D 비접촉 초정밀 검사 기술' 을 개발한 연구진 모습.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한국전기연구원(KERI) 극저온기기연구센터 하홍수·박인성 박사팀이 종이보다 얇고 길이가 수백 미터에 달하는 테이프 형태의 '고온초전도 선재' 두께와 폭을 비접촉 방식으로 정밀하게 연속 측정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고온초전도 선재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어 큰 전류를 손실 없이 흘려보낼 수 있는 꿈의 소재다. 이를 활용해 핵융합 장치나 의료용 MRI 등에 들어가는 강력한 '초전도 자석'을 만들 때 핵심 부품으로 쓰일 수 있는 등 응용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주로 핵융합 장치나 의료용 MRI, 고효율 전력기기 등에 쓰이는 강력한 '초전도 자석'을 만드는 핵심 부품이기도 한 고온초전도 선재는 일반 A4 용지보다 얇은 수십 마이크로미터(μm) 두께에 폭은 4~12mm인 길고 얇은 테이프 형태를 띠고 있다.

그동안 성능이 뛰어난 초전도 자석을 제작하려면 이 얇은 선재를 수백 겹 이상 촘촘하게 감아야 한다. 하지만 선재 한 가닥의 미세한 두께 차이라도 수백 겹이 쌓이면 마치 두루마리 휴지가 어긋나게 감기도듯 전체 형태에 큰 오차를 유발한다. 이는 자석의 파손이나 자기장 불안정으로 이어져 장비 성능을 크게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이 같은 미세 오차를 확인하기 위해 값비싼 선재를 일일이 자른 뒤 단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비효율을 감수해야 했다. 기존의 접촉식 센서는 소재 표면에 긁힘을 유발했고, 일반 비접촉 센서는 선재가 이송될 때 발생하는 흔들림 때문에 정밀한 측정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KERI 연구팀은 영화 필름처럼 선재를 감아 옮기는 '릴투릴(Reel-to-Reel)' 이송 장치에 빛 반사에 강한 '상하 대향형 색채 공초점 레이저 센서'를 결합해 이 문제를 완벽히 해결했다. 위아래로 배치된 레이저 센서가 잉크젯 프린터처럼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며 선재 표면과의 거리를 정밀 측정하고, 정밀 장력 제어 및 독자적인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적용해 이송 중 진동 노이즈를 걸러냈다.

이 시스템은 선재가 시간당 100m 속도로 움직이는 환경에서도 측정 오차를 초미세먼지보다 작은 ±1.5㎛ 이하로 극소화하는 압도적인 정밀도를 자랑한다. 센서 이동을 미세 제어할 경우 반복 측정 오차는 머리카락 굵기의 수백 분의 일 수준인 0.2㎛ 이하까지 줄어든다. 이를 통해 소재를 자르지 않고도 입체적인 3차원 형상 분포도를 만들어 어느 부위가 두껍거나 오목한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초전도 선재뿐만 아니라 2차전지용 구리박(동박)·알루미늄박, 금속 압연재, 박막 태양전지, 전자부품용 정밀 필름 등 얇고 긴 형태로 연속 생산되는 다양한 첨단소재의 품질 검사에도 즉시 적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매우 뛰어나다.

연구팀은 까다로운 미국 특허 등록(US 12,487,078)을 마쳤으며, 초전도 분야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IEEE Transactions on Applied Superconductivity'에 2024년부터 2026년에 걸쳐 논문 3편을 연이어 게재하며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KERI 하홍수 박사는 "고온초전도 선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오차는 수백 겹 쌓였을 때 거대한 초전도 자석의 신뢰성을 좌우하는 치명적인 요소"라며, "이번 기술은 미세 오차를 생산 단계에서 조기 발굴하고, 향후 공정 조건을 스스로 조절하는 스마트 제조 기술의 진정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성과는 과기정통부 지원으로 추진된 '고온초전도마그넷기술개발사업'의 '고성능 고온초전도 자석용 선재의 기반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도출됐다. 해당 과제는 한국전기연구원이 주관하고 ㈜서남, ㈜삼동, 국립경국대, 서울과학기술대, 부산대가 공동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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