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종합타운 중심 가공·유통 고도화, 원물 넘어 부가가치 확대
롯데웰푸드부터 명랑핫도그·반올림피자까지… 전국 소비시장 공략
밭에서 캐낸 경북 의성지역의 대표 농산물 '의성한지마늘'이 햄과 핫도그, 보쌈, 피자소스로 변신해 전국 소비자의 식탁에 오른다. 제품 포장에는 원산지를 표시하는 수준을 넘어 '의성마늘'이라는 이름이 전면에 등장한다. 전국 최대 한지형 마늘 주산지인 의성이 이제 생산량 경쟁을 넘어 '의성' 자체를 소비자가 기억하고 선택하는 식품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의성군은 한지형 마늘산업의 무게 중심을 원물 생산에서 가공·유통·마케팅까지 확장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와 간편식 소비 확산으로 통마늘보다 깐마늘과 다진마늘 등 가공제품 수요가 커지는 소비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와 부가가치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루 4~5t→10~12t… 가공·유통 기반 확대
변화의 중심에는 의성마늘종합타운이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한지형 마늘을 깐마늘과 다진마늘 등으로 가공해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로 상품화하는 의성 마늘산업의 핵심 거점이다.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은 이마트와 롯데웰푸드, 이랜드팜앤푸드 등 대형 식품·유통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의성군은 기존 거래처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과 함께 신규 판로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늘어나는 가공 수요에 맞춰 생산시설도 고도화한다. 의성군은 마늘종합타운에 색채선별기를 도입해 깐마늘 생산능력을 기존 하루 4~5톤(t)에서 10~12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화 선별 공정이 구축되면 생산량뿐 아니라 품질 균일성과 위생관리 수준을 높이고 대형 유통업체가 요구하는 물량과 품질 기준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에 공급하는 한지형 마늘 물량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393t에서 올해 450t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로, 올해 상반기에만 335t을 공급했다.
단순히 마늘을 많이 생산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가공시설과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해 농가의 판로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가공 물량 확대는 농가에도 안정적인 수요처를 제공한다. 수확기에 집중되는 원물 출하 부담을 덜고 일정 물량을 가공용으로 꾸준히 공급할 수 있어 가격 변동에 따른 농가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20년 가까이 이어진 '의성마늘햄'… 지역명이 브랜드로
의성군의 기업 협업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제품은 '의성마늘햄'이다.
롯데웰푸드는 2006년 의성군과 처음 협약을 체결한 뒤 의성마늘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지역명인 '의성'을 제품명 전면에 내세우면서 전국 소비자에게 의성마늘을 알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협업은 햄 하나에서 끝나지 않았다. 프랑크와 비엔나, 만두, 베이컨, 육포, 장조림 등으로 의성마늘 활용 제품이 확대되면서 지역 농산물이 대형 식품기업의 다양한 상품으로 연결되는 상생모델로 발전했다.
2010년부터 이어진 '의성마늘햄 가족캠프'도 제품 판매를 지역 홍보로 확장한 사례다. 참가자들이 의성의 농촌과 관광지를 직접 경험하도록 하고 장학금 지원도 병행하면서 기업과 지역의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의성군이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마늘을 원료로 납품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품명과 마케팅에 의성을 노출하면 식품 하나가 지역 전체를 알리는 홍보매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핫도그·보쌈으로 변신… 젊은 소비자까지 공략
외식 프랜차이즈와의 협업도 확대되고 있다.
의성군은 지난 2024년 명랑핫도그를 중심으로 국내산 쌀 핫도그 제조와 가맹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 '명랑시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4월 다시 협약을 맺어 의성마늘을 활용한 메뉴 개발과 공동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명랑핫도그가 선보인 '의성마늘 크런치 핫도그'는 지역 농산물을 젊은 소비자에게 친숙한 외식 메뉴와 결합한 사례다. 전국 가맹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 확대뿐 아니라 의성마늘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원앤원과의 협업은 외식에서 가정간편식으로 범위를 넓혔다. '원할머니보쌈족발'과 '박가부대' 등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원앤원은 '의성마늘떡보쌈', '의성마늘순살족발', '의성마늘수육보쌈' 등 의성마늘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였다.
가정간편식 제품은 홈쇼핑과 편의점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하면서 소비자가 식당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의성마늘을 접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혔다.
◆730개 피자가게로… 마늘소스가 지역 홍보대사
최근에는 피자 프랜차이즈까지 협업 범위가 확대됐다.
의성군은 올해 2월 피자앤컴퍼니와 '의성 농산물 활용 및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반올림피자를 통한 제품 개발과 공동마케팅에 나섰다.
반올림피자의 특제 갈릭소스에는 연간 수십t 규모의 의성마늘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소스 패키지를 새롭게 단장하면서 제품명도 '의성마늘 디핑소스'로 변경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접하는 순간 원료의 산지가 의성이라는 사실까지 자연스럽게 인식하도록 한 것이다.
홍보 방식도 한 단계 확장한다. 의성 농특산물과 관광자원을 담은 반올림피자 전용 피자박스를 추석 출시를 목표로 제작하고 있다. 전국 730개 가맹점을 통해 피자박스가 공급되면 마늘뿐 아니라 의성의 농특산물과 관광까지 전국 소비자에게 노출할 수 있다.
의성군은 기업 협업을 단발성 제품 출시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소비 기반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다양한 외식·식품기업과 공동상품 개발을 확대해 의성마늘의 소비량을 늘리고 농가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강화한다.
결국 의성군이 추진하는 마늘산업의 방향은 단순히 '마늘을 파는 것'에서 '의성이라는 브랜드를 파는 것'으로의 전환이다. 좋은 원물을 생산하고 가공시설에서 상품화한 뒤 전국 식품·외식기업의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면서 '의성'이라는 산지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향후에는 흑마늘과 다진마늘, 소스, 건강기능식품, 간편식 등 소비 변화에 맞춘 가공제품을 확대하고 대학·연구기관과 연계한 기능성 제품 개발 가능성도 모색한다. 계약재배 확대를 통해 농가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일정한 품질의 원료를 공급하는 상생구조도 강화할 계획이다.
의성군은 국내에서 축적한 생산·가공·유통 경쟁력을 토대로 장기적으로 해외시장까지 판로를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생산량 1위라는 산지 경쟁력에 식품기업 협업과 브랜드 마케팅을 결합해 의성한지마늘을 대한민국 대표 농산물에서 세계시장을 겨냥한 'K-마늘'로 성장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다.
최유철 의성군수는 "이제는 좋은 마늘을 생산하는 것만으로 농가소득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생산과 가공, 유통, 마케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확대해 의성마늘을 세계인의 식탁에서 사랑받는 명품 'K-마늘'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