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에서 맛보는 이탈리아 현지의 맛'… 피자·스파게티 전문점 '에르모사' 천상현 대표를 만나다  

입력 2026-08-13 13:52:09 수정 2026-08-13 15: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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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남미 두루 거친 셰프… 13년 동안 지켜온 정직한 손맛
대도시 대신 선택한 밀양, "20년, 30년 이어지는 지역의 맛 명소 만들 것"

피자·스파게티 전문점 에르모사 천상현 대표가 가게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피자·스파게티 전문점 에르모사 천상현 대표가 가게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남 밀양 표충사 가는 한적한 도로변, 이탈리아 현지의 맛과 지역의 정겨움이 어우러진 특별한 피자·스파게티 전문점이 있다. 올해로 개업 13년 차를 맞이한 '에르모사(Hermosa)'가 그 주인공이다. 스페인어로 '아름답다'는 뜻을 가진 상호처럼, 이곳은 정성 어린 요리로 단골 고객과 미식가들에게 깊은 맛과 힐링을 전하고 있다. 에르모사를 이끌고 있는 천상현 대표를 만나 그의 특별한 요리 여정과 맛 경영 철학을 들어봤다.

미국 알바생에서 밀양의 셰프가 되기까지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던 천 대표가 요리의 길로 들어선 것은 다소 우연한 계기였다. 군 복무 후 어학 연수차 떠난 미국에서 환율 폭등을 겪으며 생계를 위해 식당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이 그 시발점이었다.

5년 이상을 스파게티 전문점부터 태국, 중식당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으며 요리의 재미를 익혔다. 이후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1년간 넓힌 견문은 그만의 독자적인 레시피를 만드는 자양분이 됐다.

미국에서 귀국한 그가 연고도 전혀 없는 밀양에 자리를 잡은 것은 '음식의 본질'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대도시의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대신, 그 비용으로 더 좋은 식재료를 써서 맛으로 승부하고 싶었습니다."

초창기 매장 뒤편에 축사가 있어서 악취가 진동해 고객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지만 의외로 천 대표의 손맛을 본 고객들이 하나둘 씩 단골이 될 정도로 깊은 맛에 빠졌다.

"처음 이곳에 식당을 열었을 땐 식당이 저희 집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식당이 잘 되면서 주위에 하나둘 식당이 생기면서 지금과 같은 식당가가 형성될 수 있었습니다"

상권이 전혀 형성되지 않은 황량했던 입지 조건과 외지인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천 대표는 오직 '맛' 하나로 정면 승부했다. 개업 이후 약 5년간의 꾸준한 노력 끝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시기에는 대구·부산·울산 등 인근 대도시에서 1시간 이내로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힐링 피자·스파게티 맛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사진 위: 가게 입구 및 아래: 대표 메뉴 피자와 파스타 .
사진 위: 가게 입구 및 아래: 대표 메뉴 피자와 파스타 .

이탈리아 현지 셰프와의 꾸준한 SNS 소통 및 지역 특산물과의 만남

에르모사의 가장 큰 차별점은 이탈리아 현지 스파게티 깊은 맛의 충실한 구현과 지역 식재료의 조화로 볼 수 있다. 천 대표는 유창한 언어 능력을 바탕으로 지금도 이탈리아 현지 셰프들과 SNS로 꾸준히 소통하며 도우와 파스타 레시피를 공유·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밀양 특산물인 미나리와 대추를 활용한 피자, 샐러드, 대추차 등 로컬 푸드 메뉴도 적극 개발 중이다. 지역 농가와의 직거래를 통해 식재료 원가를 낮추면서도 손님들에게는 신선한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상생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에르모사는 주로 40~70대 단골손님부터 주말 가족 단위 방문객, 심지어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깔끔한 풍미를 찾아 방문하는 스님들까지 각계각층의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확장보다는 내실'… 30년 이어질 장수 맛집을 꿈꾸다

최근 프랜차이즈 타진이나 매장 확장 제안도 종종 들어오고 있지만, 천 대표의 대답은 단호했다.

"음식은 만드는 사람의 손맛과 정성이 핵심입니다. 매장을 늘리다 보면 맛과 서비스가 변질될 수 있어 사업 확장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지금의 위치에서 이탈리아 현지 맛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목표는 단기간의 화려한 성공이 아닌, 지역 사회와 오래도록 함께하는 '장수 가게'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정직한 음식을 만드는 것이 저의 맛철학입니다. 앞으로 20년, 30년이 지나도 밀양을 대표하는 피자·스파게티 전문점으로 남고 싶습니다."

오늘도 천 대표는 에르모사의 주방에서는 이탈리아 현지의 풍미와 밀양의 정겨움이 담긴 맛있는 피자와 스파게티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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