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목요일 흐림/타작
오늘은 광복절(光復節)이다. 나는 오늘 타작하지 않으면 아니 되었기 때문에, 이 기념식(記念式)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어 매우 섭섭하게 생각하였으나 우리 형편(形便)에 의해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오늘 타작은 큰 타작이다. 생전에 처음 해 보는 큰 타작이었다. 우리 집은 작년에 세간나왔기 때문에, 나는 생전에 처음 하는 일인가 본다. 오늘의 타작에 대하여 반성하여 보면 있는 힘을 다하여 열심(熱⼼)히 하였다고 생각하며 이제 제법 타작 요령과 도리깨 돌리는 법을 알게 되어 한편 기뻤다.
◆8월 23일 금요일 맑음/풀베기
오늘도 역시 풀을 베었다. 날씨는 매우 무더워 눈물 같은 땀이 이마 위에서 주루 흘렀다. 손으로 휙 닦았다. 또 흐른다.또 닦는다.그러다가 한 짐 되면 휴우! 깊은 숨을 들여 쉬며 입었던 옷에 또 닦아준다. 억지로 지고 낑낑! 산길을 간신히 내려온다. 집에 와 퍽 내려놓고 얼굴을 수건으로 닦고 부채로 설렁설렁 부칠 때의 그 마음이야 일상생활(日常生活)에서는 볼 수 없다.그리고 밥을 한 상 차려 가져오면 그것을 뚝딱 어느새 나의 뱃속을 채운다. 또 그 맛이야 어느 곳에서라도 차마 맛을 볼 수 없다. 오늘도 이러한 생활로 하루를 유쾌히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