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률 부작용 뻔한데 "대통령 거부권 권유 못 해", 무책임한 정성호

입력 2026-08-0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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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국회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의결에 대해 "이렇게 빛의 속도로 빨리 개정된 건 처음일 것이다. 만약 부작용이 생긴다면 빨리 고쳐야 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서는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거부권 행사를 권유(勸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정 장관은 줄곧 신중하고 부정적 입장을 취해 왔다. 개혁은 검찰의 권한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안전을 지키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黨論)으로 정하고 밀어붙였지만, 정 장관은 국회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과 혼란을 크게 걱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수 국민들이 검찰 수사권 폐지에 반대하고, 피해자들은 절규(絕叫)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 장관은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다. 국민이 입게 될 피해보다 대통령이 안아야 할 정치적 부담을 더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국회 의결로 법률 제정 절차를 종결(終結)하지 않고, 국무회의 심의·의결과 대통령 재가(裁可) 과정을 거치도록 한 것은 삼권분립 원칙을 지키고, 국민과 국익에 반하는 법률 제정을 막기 위한 장치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형사사법·인권 보호·법령 검토 등 국가의 법무 행정을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다. 국회에서 통과된 법률안이 헌법 정신에 위배(違背)되거나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형사사법 체계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것이 국무위원의 직무상 당연한 권한이자 책임이다. 이 당연한 헌법적 의무를 정 장관은 지금 회피하고 있다. 부작용을 뻔히 예상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면 고쳐야 한다'는 말처럼 무책임하고 '미끌미끌'한 말이나 늘어놓는 것이 장관이 할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