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석민] '알거지' 프로젝트

입력 2026-08-0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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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선임논설위원
석민 선임논설위원

한자 걸(乞) 계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우리말 '거지'는 남에게 빌어먹고 사는 사람을 말한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완전한 거지를 '알거지'라고 한다. 자본주의·시장경제 사회에서는 남에게 의존하거나 국가의 지원에 매달려 살아가려는 국민들을 향해 '거지 근성을 버려라'고 일침(一鍼)을 가하기도 한다.

'거지 국민'만큼 다루기 쉬운 존재도 없다. 생존(生存)이 오로지 지배자의 시혜(施惠)에 달려 있는 만큼, 거지 국민은 노예나 다름없는 상태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당수 한국 좌파들이 롤 모델로 삼았던 베네수엘라가 대표적이다.

'시진핑의 중국' 역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거지 국민'을 창출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유재산(私有財産)을 빼앗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사유재산이 쌓이면 인간 존엄에 대한 권리 의식이 생겨나고, 정치적 자유를 향한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과열 진정을 내세워 중국 인민 민부(民富)의 70% 이상을 차지했던 부동산 시장을 하루아침에 초토화시킨 것은 경제 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음모였다는 음모론이 나도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재명 정권도 숱한 의구심(疑懼心)을 낳고 있다. 느닷없이 '레버리지 ETF'를 도입해 한국 증시를 '도박장'으로 만들어 버린 이유가 모종의 음모(陰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개미투자자가 카지노·파친코와 같은 도박장에서 돈을 벌 확률은 거의 없다. 그래서 도박장 주식시장을 의도적으로 만든 이유는 국민 알거지 프로젝트의 일환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알바생·자영업자 알거지 만들기에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引上)만 한 것이 없다.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 폐업이 코로나19 때보다 더 많다. 알바 자리 자체가 없어지는데 최저임금 인상이 무직자(無職者)한테 무슨 도움이 될까. 겨우 마련한 알바 자리마저 빼앗는 '알거지'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온갖 규제를 펼치다, 서울 집값·전셋값 역대 최고치 찍고 월세 비중이 70%에 육박하게 만든 게 이재명 정권이다. 이제 보유세·거래세 모두 대폭 올려 전 국민 알거지 프로젝트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명확히 하고 있다. 개·돼지, 가재·붕어·개구리 국민들에게 축하(祝賀)드려야 할지 위로(慰勞)를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