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기각(公訴棄却) 판결 사유를 추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처리되자, '사법의 정치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동시 시행되는 공소기각 확대 조항이 '법왜곡죄'와 맞물리면서 법원과 공소청 등을 압박하는 독소조항(毒素條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한 공소 제기'와 '소추재량권(訴追裁量權)을 현저히 일탈한 공소 제기'가 공소기각 사유에 포함됐다. 문제는 조문(條文)의 불명확성이다. '중대한 위법'과 '현저한 일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형사법은 국민의 신체와 자유를 제한하는 법이다. 누구나 예측할 수 있도록 명확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법관의 해석에 지나치게 의존하도록 만들었다.
공소기각 사유 확대는 법왜곡죄, 재판소원제(4심제)와 맞물려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피고인이 공소기각을 주장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판사와 검사를 법왜곡죄로 고소·고발하고, 재판소원까지 제기하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권력형(權力型) 비리 사건에서는 이런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지우기 위한 입법"이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권은 그동안 자신들에게 불리한 수사를 '정치 탄압'이나 '표적(標的)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제는 '중대한 위법 수사'와 '소추재량권 남용'이란 법적 명분까지 갖게 됐다. 공소기각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왜곡죄로 고소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검사는 기소를, 판사는 재판을 부담스러워할 수밖에 없다.
검사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가 또 다른 압박 수단으로 변질된다면 제도의 취지는 무너진다. 특히 특정인이나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입법이라면 사법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사법부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법이 권력과 정치인의 창과 방패가 되면, 법치(法治)와 삼권분립(三權分立)은 붕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