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봄, '취업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 발표
취업도 결국 돈…청년 94% "사교육 경험"
인턴도 면접도 모두 서울에…지방 청년 '원정 취준'에 이중고
"불투명한 채용 기준·과도한 스펙 경쟁으로 취업 사교육 확대"
공기업 전산직 취업을 준비 중인 영남대 컴퓨터공학과 졸업생 허부영(24) 씨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로 각종 시험 응시료를 꼽았다.
허 씨는 "토익은 한 번 응시하는 데 5만2천500원, 토익스피킹과 오픽은 8만4천원이 들어 여러 번 응시하기가 쉽지 않다"며 "공기업 채용은 서류와 필기, 여러 차례 면접을 거쳐야 하는데 최종 단계에서 탈락하면 다시 처음부터 준비해야 하는 구조라 가장 지치는 순간"이라고 토로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 캠퍼스는 한산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의 하루는 오히려 더 바빠지고 있다. 자격증 취득과 어학시험, 인턴, 대외활동을 준비하느라 쉴 틈이 없는 데다 관련 비용까지 대부분 개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청년들은 수도권에 집중된 인턴십과 대외활동, 취업 인프라를 이용하기 위해 이른바 '서울 원정' 비용까지 감당하고 있다.
30일 교육시민단체 (재)교육의봄이 전국 19~39세 청년 5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취업 사교육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7%가 취업 사교육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준비를 위해 실제 비용을 지출한 청년들의 월평균 지출액은 약 30만원(연간 360만원)이었으며, 취업 사교육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응답도 63.6%에 달했다.
취업 사교육 항목은 전공 자격증(52.1%)이 가장 많았고, 어학(43.4%), 자기소개서·면접·포트폴리오 등 취업 컨설팅(40.0%), 비전공 자격증(32.3%) 순이었다.
지방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사교육비뿐 아니라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경북대 노어노문학과 4학년 김가영 씨는 현재 북한인권 관련 기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대구에는 관련 대외활동 기회가 거의 없어 매주 서울을 오가고 있다.
김 씨는 "교통비만 한 달에 30만원가량 든다"며 "좋은 네트워크와 실무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기회지만 지방 학생들은 사실상 돈을 내고 기회를 얻으러 가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통비와 숙박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학생들만 사실상 이런 기회를 얻는 구조라는 생각이 든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면 서울에 갈 돈은 마련할 수 있지만 그만큼 취업 준비에 투자할 시간은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올해 8월 지역 4년제 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졸업을 앞둔 A(24) 씨도 "대구는 직무와 관련된 대면 스터디나 인턴 기회가 적고 방송사와 홍보 직무 채용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직무 경험을 쌓거나 면접을 보러 가는 데 드는 비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취업 사교육이 확대되는 배경으로 불투명한 채용 기준과 과도한 스펙 경쟁을 지목한다.
김현진 교육의봄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채용 구조에서는 기업이 원하는 역량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아 청년들이 불안감 때문에 필요 이상의 '오버스펙'을 쌓게 된다"며 "정부는 취업 사교육비 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기존 지원 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