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구미 로봇 원팀] 귀중한 자산 된 '1호 로봇 주무관 추락'

입력 2026-07-22 18:02:51 수정 2026-07-22 19: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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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행정 실증과 57개 민간 기업 열정 결합… 미래 로봇 산업 최적지 낙점

2024년 6월 구미시의회 건물 2층에서 행정 서류를 배송하던 로봇 주무관이 2m 높이 계단에서 떨어지며 파손됐다. 연합뉴스
2024년 6월 구미시의회 건물 2층에서 행정 서류를 배송하던 로봇 주무관이 2m 높이 계단에서 떨어지며 파손됐다. 연합뉴스

삼성의 19조원 투자 청사진 속에서 구미가 로봇 데이터 팩토리의 유력 후보지로 검토되며 차세대 피지컬 AI의 거점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일찍부터 로봇 친화적 생태계를 다져온 구미시와 지역 기업들의 선제적 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루아침에 이뤄진 성과가 아닌 행정의 과감한 시도와 민간의 자발적 결속이 쌓아 올린 '이유 있는 결실'이라는 평가다.

구미시 행정 현장에서는 이미 전국적인 화제를 모은 대표적인 에피소드가 있다. 2024년 지자체 최초로 정식 임명했던 대한민국 '1호 로봇 주무관' 이야기다. 청사 내 부서 간 서류 전달과 시민 안내 업무를 전담하던 이 로봇 주무관이 뜻밖에도 계단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겪으며 전국적인 관심과 함께 외신에까지 보도된 바 있다.

당시 언론과 대중 사이에서는 유쾌한 해프닝으로 소비됐으나, 지역 산업계의 해석은 달랐다. 가상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생활과 복잡한 행정 공간에 로봇을 직접 투입해 돌발 상황을 맞닥뜨리고 데이터를 축적한, 구미시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실증 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현장 적응력을 시험해 온 이 같은 경험치는 구미가 '로봇 친화 도시'로 거듭나는 귀중한 자산이 됐다.

더욱 눈길을 끌어당기는 것은 민간 영역의 자발적 역량 결집이다. 구미 지역 로봇 관련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들은 이미 지난 2023년 12월 '구미 AI 로봇기업 협의회(회장 퓨전이엔씨 김현진 대표)'를 설립하고 자발적 동맹을 맺었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구미 소재 로봇기업 KRM이 생산한 4족보행 로봇개와 출근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김장호 구미시장이 구미 소재 로봇기업 KRM이 생산한 4족보행 로봇개와 출근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현재 57개에 달하는 참여 기관과 기업들은 로봇 관절 부품, 초정밀 센서, 자율주행 SI 소프트웨어 등 각자의 특화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제조 생태계 구축과 부품 국산화에 박차를 가해 왔다. 대기업의 신사업 구상이 발표되기 전부터 이미 민간 차원에서 단단한 공급망 저변을 완성해 두고 있었던 셈이다.

여기에 구미시의 선제적 행정 지원이 완벽한 톱니바퀴를 이뤘다. 구미시는 2023년 '로봇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며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지자체 차원의 '로봇 전담부서'를 전격 신설해 기업 지원과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냈다.

이처럼 행정의 과감한 징검다리 놓기와 민간 기업들이 현장에서 탄탄히 다져놓은 '로봇 산업 저변'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의 대규모 미래 신사업 투자 물꼬를 구미로 틀게 만드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1호 로봇 주무관이 흘린 땀방울과 57개 민간 협의회의 자발적 열정이 있었기에 오늘날 삼성을 비롯한 첨단 기업들이 구미를 미래 로봇 산업의 최적지로 낙점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민관이 한 팀이 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로봇 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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