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영양에서… 숲과 계곡, 별빛과 문학이 머무는 '슬로우 바캉스'

입력 2026-07-22 14: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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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숲부터 수하계곡, 국제밤하늘보호공원까지… 무더위 잊게 하는 청정 자연
음식디미방, 주실마을, 지훈문학관 더한 체류형 여행… 하루보다 이틀이 아쉬운 고장

여름에 방문한 영양 자작나무숲은 높은 고도와 인근 계곡과 어우러져 자연이 틀어주는 에어컨처럼 서늘하고 쾌적함을 자랑한다. 영양군 제공
여름에 방문한 영양 자작나무숲은 높은 고도와 인근 계곡과 어우러져 자연이 틀어주는 에어컨처럼 서늘하고 쾌적함을 자랑한다. 영양군 제공

여름휴가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북적이는 해수욕장과 유명 관광지 대신 자연 속에서 천천히 쉬며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슬로우 트래블'이 새로운 여행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경북 영양군이 숲과 계곡, 별빛,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대표적인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맑은 공기와 청정 자연을 간직한 영양은 화려한 관광시설보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더위를 식히고,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근 뒤 밤에는 은하수가 흐르는 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과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문학 세계까지 더해지면서 자연과 역사, 문화가 함께하는 체류형 관광지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여름에 방문한 영양 자작나무숲은 높은 고도와 인근 계곡과 어우러져 자연이 틀어주는 에어컨처럼 서늘하고 쾌적함을 자랑한다. 영양군 제공
여름에 방문한 영양 자작나무숲은 높은 고도와 인근 계곡과 어우러져 자연이 틀어주는 에어컨처럼 서늘하고 쾌적함을 자랑한다. 영양군 제공

◆무더위를 잊게 하는 숲과 계곡… 영양에서 만나는 천연 에어컨
영양 여름 여행의 첫 번째 추천지는 수비면 죽파리 자작나무숲이다.

수만 그루의 자작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숲은 한여름에도 서늘한 바람이 흐른다. 하얀 나무줄기와 초록 잎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한결 가신다.

최근에는 전국적인 힐링 여행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사진 애호가와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영양군은 자작나무숲을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고, 수도권 팝업 행사에서도 핵심 콘텐츠로 선보일 만큼 상징성이 큰 관광자원이다.

숲을 내려오면 수하계곡이 여행객을 맞는다.

맑은 물과 기암괴석,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수하계곡은 영양을 대표하는 여름 피서지다. 계곡 인근에는 영양군청소년수련원이 운영하는 캠핑장과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어 캠핑과 물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여름 성수기에는 어린이를 위한 강수영장도 운영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영양 곳곳에는 반변천과 작은 계곡들이 이어져 있어 굳이 사람 많은 피서지를 찾지 않아도 조용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도시의 소음 대신 계곡물 흐르는 소리와 숲의 바람 소리가 여행의 배경음악이 된다.

경북 영양군의 관광 명소 중 하나인 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에서 바라 본 밤하늘의 모습. 영양군 제공
경북 영양군의 관광 명소 중 하나인 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에서 바라 본 밤하늘의 모습. 영양군 제공

◆아시아 최초 국제밤하늘보호공원… 별이 관광자원이 돼
영양의 여름은 해가 진 뒤 더욱 특별해진다.

영양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은 국제밤하늘협회(IDA)가 아시아 최초로 지정한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인공조명이 거의 없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도심에서는 보기 어려운 은하수와 수천 개의 별이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은 영양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인근 반딧불이천문대에서는 계절별 별자리와 행성, 성운, 성단 등을 전문 장비로 관측할 수 있으며 천문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낮에는 숲과 계곡을 밤에는 별을 즐기는 하루 일정이 자연스럽게 완성되는 셈이다.

최근 캠핑과 차박 문화가 확산되면서 '별 보기 명소'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는 만큼 영양의 밤하늘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 일원에 있는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 일원에 있는 '장계향 문화체험 교육원'에서 음식디미방 전문의 양성과정이 진행되는 모습. 영양군 제공

◆음식과 문학이 살아있는 마을… 천천히 머무를수록 깊어지는 여행
자연을 충분히 즐겼다면 영양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차례다.

영양 석보면 두들마을은 조선시대 여성 실학자 장계향 선생이 남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의 고장이다. 한옥과 전통마을 풍경이 잘 보존돼 음식디미방을 바탕으로 한 전통음식 체험도 가능하다. 단순히 음식을 맛보는 데 그치지 않고 조선시대 음식문화와 생활사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문화관광지다.

인근 주실마을과 지훈문학관에서는 청록파를 대표하는 시인 조지훈의 삶과 문학세계를 만날 수 있다. 고즈넉한 마을길을 걸으며 시인의 흔적을 따라가는 문학 기행은 영양 여행에 또 다른 감동을 더한다.

영양의 대표 특산물인 고추와 산나물, 산채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청정 자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건강한 먹을거리로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았고, 지역 음식문화 역시 체류형 관광의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에 있는 지훈문학관에서는 청록파 시인 조지훈 선생의 소년시절부터 광복과 현대사 속의 삶, 가족 이야기 등을 담은 다양한 전시물을 선보이고 있다. 영양군 제공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에 있는 지훈문학관에서는 청록파 시인 조지훈 선생의 소년시절부터 광복과 현대사 속의 삶, 가족 이야기 등을 담은 다양한 전시물을 선보이고 있다. 영양군 제공

◆'스쳐가는 관광지'에서 '머무는 관광지'로
영양군은 개별 관광지를 연결하는 관광벨트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자작나무숲과 수하계곡, 국제밤하늘보호공원, 두들마을, 주실마을 등 각각의 관광자원을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묶어 하루가 아닌 1박 2일, 2박 3일 일정으로 머무는 체류형 관광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여행 트렌드가 '많이 보는 여행'에서 '오래 머무는 여행'으로 바뀌는 가운데 영양은 청정 자연과 문화유산을 동시에 갖춘 드문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대규모 관광시설보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보존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영양은 숲과 계곡, 밤하늘과 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청정 관광도시"라며 "올여름 무더위에 지친 많은 분이 영양에서 자연과 함께 쉬며 오래 기억에 남을 특별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보전한 영양군에서는 야간에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반딧불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영양군 제공
천혜의 자연 환경을 보전한 영양군에서는 야간에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반딧불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영양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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