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세상] 대구 청년정책 10년… 조례 뜯어보니

입력 2026-07-24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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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용센터 일자리 정보 게시판에 청년들이 몰려있다. 매일신문 DB
한 고용센터 일자리 정보 게시판에 청년들이 몰려있다. 매일신문 DB

청년정책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청년수당일까, 취업 지원사업일까. 그보다 앞선 출발점이 있다. 바로 청년기본조례다. 청년기본조례는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을 누구로 규정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지방정부는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지를 담은 청년정책의 기본 틀이다. 단순히 지원사업의 근거를 만드는 조례를 넘어 지역의 청년정책 철학과 방향을 담는 설계도 역할을 한다.

2015년 서울·광주·대구는 나란히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했다.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세 도시의 정책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다. 경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이 발표한 '청년기본조례 제·개정 과정으로 본 대구 청년정책의 성격'에 따르면 서울은 청년의 권리 보장과 참여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정책을 확대했고, 광주는 생활밀착형 지원과 정주 기반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대구는 청년을 독립적인 권리의 주체보다 지역 정착과 인구 유출 방지를 위한 정책 대상으로 바라보는 성격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분석했다.

◆ 10년 동안 가장 적게 바뀐 대구 조례

이 같은 차이는 조례 개정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청년기본조례 개정은 서울 24회, 광주 11회, 대구 9회로 대구가 가장 적었다.

연구진은 특히 대구 조례의 특징으로 핵심 정책을 '하여야 한다'가 아닌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으로 둔 점을 꼽았다. 서울과 광주는 청년 참여기구 운영이나 권리 보장 장치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발전시킨 반면, 대구는 행정부 재량에 맡긴 조항이 많아 정책 추진의 강제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청년 실태조사와 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 청년센터 설치·운영 등도 상당수가 '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에 머물렀다. 정책 추진 여부가 법적 의무보다 행정 판단에 좌우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 같은 구조에서는 단체장이 바뀌거나 행정 기조가 달라질 경우 정책의 지속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구체적인 사업과 예산도 조례에서 명확히 규정하기보다 계획과 집행 단계에서 결정하도록 설계돼, 조직과 예산 여건에 따라 정책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제도 설계가 대구 청년정책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고용센터에 청년 취업지원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매일신문 DB
고용센터에 청년 취업지원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매일신문 DB

◆ 예산도 '국비 의존'… 자체 사업 10%도 안 돼

이 같은 특징은 예산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대구참여연대가 분석한 자료 따르면 2025년 대구시 청년정책 예산은 1천581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구시 자체 재원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144억원으로 전체의 8.5%에 불과했고, 나머지 91.5%는 국비 연계 사업이었다.

이는 지역 실정에 맞는 자체 사업보다 중앙정부 사업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청년 정책을 기획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중앙정부 공모·매칭 사업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회계 규모가 더 작은 광주의 청년정책 예산이 1천951억원으로 대구보다 약 370억원 많은 점도 대조적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정책 구조가 청년을 '권리의 주체'보다 지역에 머물게 하기 위한 정책 대상으로 인식한 결과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청년 참여와 실태조사, 정책 추진 의무 등을 조례에 보다 명확히 담고, 자체 재원을 확대해 지방정부가 지역 특성에 맞는 청년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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