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우리나라에 배정된 한도 가득 차면서 어민들 '시름'…쿼터 상향 시급
"잡히면 그냥 놓아줘야죠. 육지로 옮겨오면 불법이어서 방법이 없어요. "
영덕에서 정치망 어장을 운영하고 있는 최영주 대표는 참다랑어(참치)가 더 이상 잡히지 않길 바라며 하루를 시작한다. 다행히 최근 크기가 작은 몇 마리만 그물에 걸려 피해가 크지 않지만, 지난해 이맘때처럼 한꺼번에 1천마리 이상이 잡히면 어장 운영을 접어야 할 판이다.
또 다른 어장 대표는 "정치망 출입구로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몸집 큰 참치를 바다로 내보내기 위해 칼로 그물을 찢고 이를 다시 꿰매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여름만 되면 몰려오는 참치 떼로 인해 인건비와 연료비 낭비는 물론이고 환경오염 우려까지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턱없이 부족한 쿼터
최근 우리나라 전체 해역에서 참치 포획정지 명령이 내려졌다.
지난달 29일을 기점으로 경북 영덕을 비롯해 울진, 포항 등 경북동해안뿐 아니라 전국 해역별·지역별로 배정된 참치 어획 한도(쿼터)가 모두 소진됐다.
20일 해양수산부와 영덕군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안 참치 어획량은 지난 2021년 510톤(t)에서 지난해(11월 말 기준) 998t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해수부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 회원국을 설득해 연간 어획 쿼터를 2024년 748t에서 2025년 998t, 올해 1천219t으로 늘렸다.
이는 세계 최대 참치 소비국인 일본에 비해 10분의 1, 대만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쿼터이다.
쿼터 배정의 주요 기준이 지난 2002년부터 3년 동안의 연평균 어획량이어서 참다랑어가 안 잡히던 20여 년 전 상황이 반영된 탓이라는 게 영덕군의 설명이다.
올해 참치 쿼터로 경북은 지난해보다 318%나 증가한 590t을, 영덕군도 500% 늘어난 151t을 각각 확보했지만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 모두 소진됐다.
이 때문에 영덕은 물론이고 전국의 바다에서 잡히는 참치는 이제 무조건 놓아주어야 한다.
◆해수온 상승 탓
국립수산과학원 등 전문기관은 난류성 어종인 참치가 동해안을 중심으로 대량 잡히고 있는 이유를 해수온 상승 탓으로 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최근 57년(1968~2024년) 동안 한국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을 측정한 결과 전체적으로는 약 1.58℃, 동해는 약 2도 올랐다. 서해(1.44도)와 남해(1.27도)를 포함해 가장 빠른 상승세라는 점에서 동해를 찾는 참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18년 이전 영덕 등 경북 동해안에서 잡히는 여름철 참치는 3~4kg 크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고등어, 삼치, 정어리 등 주요 먹이가 동해안으로 유입되면서 100kg이 넘는 대형 참치도 따라오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수온 상승 때문에 오징어, 명태 등 다른 어종은 아예 나지 않고 참치만 많이 나는데,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해 국제기구로부터 더 많은 쿼터를 확보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라면서 "다행히 동원산업 등 관련 회사에서 생참치 유통을 추진한다고 해 영덕군도 이에 대한 협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동원산업은 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냉동과정을 거치지 않은 국내산 참치 판매에 나서 숨통을 틔우고 있다. 냉동에 비해 유통은 짧지만 부드러운 식감과 본연의 맛이 뛰어나 참치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