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육과정 공유할 공동 계약학과 어디에…교육부 "논의 중"
교육부 "관계 기관과 협의 중"… 경북대 "기사 보고 처음 알았다"
"교육·연구 인프라·산학협력 실적 고려해 공정하게 선정해야"
정부가 호남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이어 반도체 인재 양성 정책도 특정 권역에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협력해 지방 거점국립대 등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가운데, 반도체 교육·연구 기반을 갖춘 대구경북(TK) 주요 대학들이 논의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되면서 산업 투자에 이어 인재 양성 분야에서도 'TK 패싱'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서울대가 협력해 지방 거점국립대와 과학기술원 등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고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서울대가 반도체 기업의 투자를 바탕으로 지방 거점국립대와 과학기술원 등에 계약학과를 설치하고 서울대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방식이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아직 논의 단계여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며 "관계 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일신문 취재 결과, 경북대학교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이번 사업과 관련해 현재까지 교육부나 서울대로부터 공식적인 협의나 제안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대 관계자는 "관련 내용은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접했다"며 "교육부나 서울대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이나 협의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DGIST 관계자도 "현재까지 관련 내용을 전달받거나 공식적으로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정부의 반도체 정책이 호남권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계약학과 역시 특정 권역에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참여 대학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지만, 대학가에서는 벌써부터 전남대학교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을 염두에 두고 사업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미 반도체 교육·연구 기반을 갖춘 경북대와 DGIST가 정치적 고려 속에 사실상 논의에서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대는 반도체 분야 국가 지원사업을 잇달아 수행하며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해 왔다. 교육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추진하는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돼 회로·시스템, 소자·공정,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심의 특성화 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첨단산업 특성화대학원 사업을 통해 석·박사급 고급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1968년 전자공학과 설립 이후 지금까지 2만2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오랜 교육 역량도 축적해 왔다.
DGIST 역시 반도체 소재·소자·회로·시스템·검사장비 등 반도체 전 주기 분야에서 산학협력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차세대 이미지센서, AI 반도체, 고속 인터페이스 회로, 첨단 패키징(HBM·3D IC·TSV), 웨이퍼 검사 기술 등 산업 수요와 연계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반도체 계약학과가 단순한 학과 신설이 아니라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을 아우르는 국가 핵심 인재 양성 사업인 만큼 참여 대학 선정 과정에서 이미 구축된 교육·연구 인프라와 기업 협력 실적, 반도체 인재 양성 경험 등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대학가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선정 절차와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해 지역 대학과 과학기술원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