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500여명 참가…19세기 순교자들 숨결 깃든 길
경북 칠곡군의 대표적인 명품 순례길이자 힐링 코스인 '한티가는 길' 개통 10주년을 맞아 13일 '한티걷고 노을보고 달빛놀자'란 주제로 '2026 한티가는 길 걷기여행 한티한마당' 축제가 1천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 행사는 경상북도, 칠곡군, 사단법인 한티가 주관하고, 매일신문이 후원했다.
'한국의 산티아고 길'이라고 불리는 '한티가는길'은 19세기 초 천주교 박해 시절 신앙 선조들이 박해를 피해 왜관 가실성당에서 동명 한티순교성지까지 걸었던 45.6㎞의 길을 모티브로 조성된 도보 순례길이다. 5개의 도보 순례 구간(돌아보는 길·비우는 길·뉘우치는 길·용서의 길·사랑의 길)으로 나눠져 있다.
지난 2016년 개통 이후 종교적 의미를 넘어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지친 이들이 몸과 마음을 비우고 평화를 찾는 '한국형 산티아고 길'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게다가 전쟁의 상흔이 가득했던 이곳이 '평화'와 '순례', '체험'과 '유쾌함'이 더해지며 한국의 명품 순례 길로 변신하고 있다.
개통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행사는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한티순교성지 잔디광장 일대에서 펼쳐져 지친 현대인들에게 성찰과 치유, 화합의 시간을 선사했다.
행사는 3부로 나누어 다채롭게 진행됐다.
1부 한티가는길 걷기는 참가자의 숙련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한티주차장에서 잔디광장까지 이어지는 '누구나 코스(왕복 3㎞)'와 선원사에서 한티성지를 돌아오는 '종알종알 코스(왕복 5㎞)'로 운영됐다.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2부 토크 & 달빛콘서트는 노을이 지는 황혼 무렵 배우 박중훈과 함께하는 깊이 있는 토크콘서트와 싱어롱투게더 한티합창과 한티한마당 10주년 축하음악회 '그대 어디로 가는가'가 아름다운 선율을 보여주었다.
3부 달빛걷기는 은은한 달빛과 밤하늘 아래에서 삶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고요히 걸으며 여정을 마무리하는 특별한 야간 걷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밖에도 행사장 인근에 아기자기한 플리마켓, 칠곡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로컬푸드 먹거리존, 10주년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되어 축제의 풍성함을 더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한티가는 길은 숭고한 역사가 깃든 성찰의 길이자,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치유의 길"이라며 "개통 1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행사가 모든 이들이 서로 친교를 나누고 마음의 평화를 얻어가는 축제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한티 대표 전상규 신부는 "한티가는 길 주변의 숲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앞서 한티가는 길을 걸었던 분들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성찰과 친교를 통한 도보 순례 행사 체험이 종교적 차원을 넘어선 잔치가 됐다" 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