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 차원의 사죄와 반성을 담은 이른바 '고노 담화'를 발표했던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이 지난 8일 별세했다. 향년 89세다.
고노 전 의장은 일본 정치권 내 대표적인 온건파 인사로 꼽혔다. 그는 평화헌법 개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으며,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특히 관방장관 재임 중이던 1993년 발표한 '고노 담화'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군의 관여와 강제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입장 표명으로 평가된다.
당시 담화에서는 "일본 정부는 종군 위안부의 출신지를 불문하고 많은 고통을 겪고 몸과 마음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힌다"고 밝혔다.
이후 일부 보수·우익 세력의 수정 시도가 있었지만, 고노 담화는 일본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유지돼 왔다. 다만 배상 문제와 법적 책임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1937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난 고노 전 의장은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 1967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된 뒤 장기간 의정 활동을 이어갔다. 자민당 총재와 중의원 의장을 역임했으며, 2009년 정계를 은퇴했다.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고노 선생께서는 오랜 기간 우리나라(일본) 정치의 중추에서 국정의 발전과 의회제 민주주의의 확립에 큰 노력을 해왔다"고 썼다.
이어 "특히 역사 문제를 진지하게 마주 보고, 대화와 이해를 중시하는 자세는 우리나라 평화외교의 초석의 하나로 기억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