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송현수 한국서예협회 이사장 "한국서예도서관 건립 본격 시동"

입력 2026-05-26 15: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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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출신 첫 당선 이력…지난 3월 연임 성공
"8월 건립 기금 마련 특별기획전 등 박차 가할 것"

송현수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이 자신의 서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송현수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이 자신의 서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1989년 한국서예협회 창립 이후, 그는 '최초' 타이틀을 여러 번 얻었다. 2023년 대구 출신으로는 처음, 그것도 비수도권에서는 최초로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에 당선됐다. 그리고 지난 2월, 2명의 후보가 출마해 치러진 선거에서 다시 뽑히며 연임이 확정됐다. 투표를 통해 연임한 사례는 그가 최초다.

6천여 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새로운 3년의 임기를 시작한 문정(文鼎) 송현수 한국서예협회 이사장. 최근 서구 평리동 문정서실에서 만난 그는 대형 프로젝트의 시작을 앞두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3년간의 소회는.

▶이사장이 되고 개최한 첫 공모전에서 대상과 우수상 수상자를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입선과 특선 수상자만 있는, 유례 없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특선 수상자도 기존 150여 명에서 50명 가량으로 크게 줄여 그 해 입상률이 27%에 불과했다.

해가 갈수록 실력보다는 인맥 등으로 수상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공모전의 힘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그러한 인식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관문을 좁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관문을 좁혀야 위상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회원들 사이에서 반발도 있었지만, 이제는 실력이 우선시되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방향성에 많이들 공감하고 이해하고 있다.

다만 한국서예의 정체성 확립과 젊은 층 유입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

지난 3월 열린 한국서예협회 정기총회에서 송현수(왼쪽) 이사장이 당선된 뒤 최명식 선거관리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서예협회 제공
지난 3월 열린 한국서예협회 정기총회에서 송현수(왼쪽) 이사장이 당선된 뒤 최명식 선거관리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서예협회 제공

-임기 동안 주력할 사업은.

▶주요 공약이었던 '한국서예도서관' 건립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서예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철학, 미의식이 응축된 전통예술로서 오랜 세월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해 온 소중한 유산이다. 서예문화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아카이빙하고 체계적 보존과 계승, 학술연구 기반 구축, 미래세대 교육 활성화 등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서예도서관 건립은 이뤄야 할 시대적 사명이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사실 그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누군가는 시작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도 모르고, 후대에 완공될 수도 있겠지만, 내 임기 중에는 오직 이것 하나만을 위해 달리려한다.

특히 한국서예도서관은 서예를 중심으로 모든 예술을 흡수하는 공간을 지향하고자 한다. 서예의 정신과 태도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통한다. 그러한 부분을 보여주는 동시에 누구나 찾아와 현대서예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세대별 문화갈등을 완충하는 역할도 했으면 한다.

-어떻게 추진하려 하나.

▶미흡하겠지만, 오로지 서예가들의 힘으로 이뤄내고자 한다. 그 시작이 오는 8월 서울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릴 예정인 서예도서관 건립기금마련 특별기획전시 '문자향 서권기'다. 서예협회 고문과 자문, 임원, 분과위원장 지부장들이 참여해 작품 판매와 후원을 통해 건립 기금 조성에 마중물을 부으려한다. 이후에도 1천여 명 가량의 초대작가 전시를 열어 희망자에 한해 기부를 받는 등 기금 조성을 본격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건립에는 최소 1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는데, 서예협회 자력으로 20억원 가량은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이다. 후원자, 기증자에 대한 예우 방안도 꼼꼼하게 준비할 예정이다. 장소는 접근성과 사업비 등을 고려해 차차 물색해보고자 한다.

송현수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이 자신의 서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송현수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이 자신의 서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그 외 진행할 사업은.

▶내부적으로는 서예 인재 양성에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 지난 임기 때 공약이기도 했던 서예의 초·중학교 공교육화 추진을 이어갈 것이다. 집중력과 몰입의 기쁨, 정직함을 키울 수 있는 서예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전인교육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나아가 시·도별 서예진흥원 설립이나 교육 프로그램 개발, 영재 발굴 등 다양한 방면으로 서예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의 포부는.

▶기술이 넘쳐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서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은 것 같아 안타깝다. 서예가 다시 사랑 받는 예술이 될 수 있도록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또한 서예를 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유 없는 존중과 찬사를 보내준다. 그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서예인들 스스로가 성장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나라 서단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리라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