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연관성 인지 못해"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신세계그룹이 자체 감사를 실시한 결과, 5·18 민주화운동을 의도적으로 폄훼하려 했다는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6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사측은 이번 사안이 불거진 다음날인 지난 19일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스타벅스코리아 커머스팀 전원과 결재 라인 관계자 등 총 15명이다. 신세계그룹은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대한 포렌식 분석도 함께 실시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이번 이벤트는 4월 13일부터 본격 기획됐다. 매출이 가장 큰 '탱크 텀블러' 행사일은 장기간 매출 효과를 내기 위해 월요일(5월18일)로 정해졌다.
조사 결과 해당 마케팅은 담당자와 팀장, 본부장, 대표이사까지 총 4단계 보고 및 승인 절차를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 기안은 4월 22일 담당, 본부장, 대표의 결재를 받았으나 5월 8일 커머스팀이 제작한 콘텐츠의 '책상에 탁' 문구는 임원이나 경영진에게 보고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은 "해당 관여 직원들은 기존 텀블러 홍보 문구였던 '가방에 쏙'과 운율을 맞추는 과정에서 문구를 만들었고 생성형 AI 등을 참고했을 뿐, 5·18과의 연관성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도 사건 직후 사내 메신저를 통해 그룹과 즉시 내용을 공유하고 대응하자고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룹에 따르면 마케팅 합의자 7명 가운데 일부는 디자인 시안이 담긴 첨부파일조차 열어보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결재를 진행했다. 법무팀 검토 절차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그룹은 "그 누구도 '5월 18일에 탱크데이는 안 된다'고 지적하지 않았다. 마케팅 기획과 승인 과정에서 단 한 차례의 문제 제기조차 없었다"고 했다.
다만 신세계그룹은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해당 임직원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는 등 회사 차원의 조사에 법적·절차적 한계가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탱크데이' 명칭을 제안한 직원을 포함한 커머스팀 직원 3명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했고, 사내 메신저 기록 보관 기간도 일주일에 불과해 최초 기획 단계의 대화 내용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조사 결과 해당 직원, 임원진이 고의성을 갖고 해당 마케팅 기획한 사실을 입증할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 논란 직후 일부 임직원이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면서도 "이를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려는 사전 모의나 고의성을 입증할 정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룹이 확인한 부적절한 언행은 일부 실무진이 사내 메신저에서 "이상하네? 왜 저렇게 생각하지?"라고 언급한 내용이었다. 논란을 문제 삼는 여론에 공감하지 못하는 취지의 대화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측은 '탱크 텀블러'라는 제품명, 용량(503㎖) 등을 둘러싸고 제기된 일부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신세계그룹은 "탱크 텀블러는 해외(대만) 제조사가 제조한 것으로 명칭은 물탱크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제조사의) 입장을 확인했다"며 "503㎖는 17온스를 환산한 것으로, 이 제품은 2023년부터 한국 외에 호주, 태국 등에서 판매되고 용량도 동일하게 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수사기관 조사에서 5·18 민주화운동 폄훼 의도가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룹은 해당 마케팅에 관여한 직원 5명을 이미 직무에서 배제했으며, 손정현 전 대표와 담당 임원은 해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5·18 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광주 시민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역사 의식 재고를 위한 사내 교육 강화 등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