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여순사건·보도연맹 희생자 유족에 국가가 배상…국민 기본권 침해"

입력 2026-05-17 13: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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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한국전쟁 전후로 벌어진 군경들의 민간인 살해 사건의 유족들에게 국가가 손해를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권기만 부장판사)는 A씨 등 피해자 유족 23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최근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희생자 본인에게 1억 원, 배우자에게 5천만원, 부모와 자녀에겐 1천만원, 형제자매에게 500만원을 위자료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씨 등 원고들은 여수·순천 10·19 사건(여순사건), 국민보도연맹 사건, 청주·대구형무소 재소자 희생 사건 등 한국전쟁 당시 군경이 살해한 민간인 총 34명의 유족이다.

당시 피해자들은 '국민보도연맹원', '요시찰인', '반군 협력자' 등의 이유로 혹은 좌익 활동에 관련됐다는 이유로 총살당하거나 실종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은 재조사를 통해 지난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이들에 대해 공권력에 의한 불법적 희생이라는 진실 규명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원고들은 지난해 7월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군경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민간인들을 살해해 헌법에 보장된 국민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 생명권 등을 침해했으며, 이는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