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케이크 한 입 주면 불법"…교육청 '스승의 날' 지침 논란

입력 2026-05-14 14:56:00 수정 2026-05-14 15: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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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청이 교사 업무 포털에 게시한 스승의 날
경북교육청이 교사 업무 포털에 게시한 스승의 날 '청탁금지법' 관련 안내 배너. 스레드 갈무리

스승의 날을 앞두고 기념 케이크를 학생들끼리만 나눠 먹고 교사에게는 주면 안 된다는 내용의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안내문이 일선 교사들에게 배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교육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전날 소셜미디어(SNS) 스레드 등에는 경북교육청이 최근 교사 업무 포털에 게시한 '헷갈리는 청탁금지법 완벽 정리'라는 제목의 안내 배너 사진이 퍼졌다.

해당 배너는 '스승의 날, 케이크 파티 불가능?', '카네이션 생화는 불법인가요?' 등의 문구를 띄우며 교사가 받을 수 있는 선물과 행위의 허용 범위를 규정했다.

논란이 된 지점은 케이크 파티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었다. 교육청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케이크 파티를 할 경우 학생들끼리 나눠 먹는 것은 가능하지만, 교사와 함께 나눠 먹거나 교사에게 케이크를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또한 카네이션 역시 학생 개인이 직접 교사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스승의 날에 선생님은 못 드시는 케이크를 학생들끼리 나눠 먹으면서 대체 뭘 배우겠느냐", "케이크 한 조각 나누는 것이 청탁이라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지침은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도 비현실적이고 교권의 사기를 꺾는 행정이라는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해당 안내 배너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행 청탁금지법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교육청의 안내가 지나친 것은 아닌 부분도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학생에 대한 평가와 지도를 담당하는 담임교사나 교과 담당 교사는 학생·학부모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가액 기준(5만 원 이하)과 무관하게 스승의 날 케이크를 비롯한 어떠한 금품이나 선물 제공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카네이션 역시 학생 대표 등 대표격인 인물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제한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전 학년 담임 교사나 교과 담당 교사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이들에게는 선물해도 된다. 이때도 선물 가액이 5만원은 넘지 않아야 한다.

유치원도 청탁금지법상 '각급 학교'에 포함돼 유치원 교직원도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다. 공립 유치원뿐 아니라 사립 유치원도 포함된다.

반면 어린이집은 유아교육법이 아니라 영유아교육법의 적용을 받기에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청탁금지법 대상이 아니다. 다만 국공립 어린이집이나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인 공공기관의 직장어린이집 원장은 적용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