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서맘 생존기] <8> 어버이날

입력 2026-05-08 11:30:00 수정 2026-05-08 13: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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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등에 업힌 태서가 환하게 웃고 있다. 말없이도 전해지는 이 웃음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확실한
외할머니 등에 업힌 태서가 환하게 웃고 있다. 말없이도 전해지는 이 웃음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확실한 '효도'일지 모른다.

태서가 태어나고 맞는 어버이날은 조금 다르다. 자식이기만 했던 내가, 이제는 누군가의 부모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태서에게 효도를 기대하긴 이르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 챙기고, 태서도 챙기느라 정신없는 어버이날을 두 해째 보내고 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은행에 들러 용돈을 뽑고, 식당을 찾아 예약 전화를 돌린다. 그 사이, 바쁘게 움직이는 엄마 옆에서 조용히 사고를 치는 나의 아들. 컵에 먹겠다고 해서 물을 줬더니, 언제 쏟았는지 바닥은 이미 물바다다. "어휴~ 태서야 엄마 바쁜데 왜 그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손으로, 발로 물장구를 치며 더 엉망을 만든다.

그런데 이어지는 한마디에 웃음이 난다. "엄마 미앙…" 요즘 부쩍 말이 늘었다. 혀 짧은 소리로 "미안"을 건네는 걸 보고 있자니, 자식은 존재만으로도 효도라는 말이 조금은 이해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닦아." "치워." 본인이 쏟아놓고는, 정작 치울 생각은 없고 엄마에게 명령만 내린다. 가만 보니, 요즘 할 수 있는 말들이 전부 엄마를 부려먹는 말이다.

효도는커녕, 태서를 모시느라 바쁜 어버이날. 그 탓에 예전 돈방석이나 돈부채 같은 용돈 이벤트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모님은 전보다 더 크게 웃는다. 이벤트가 없어도, 맛있는 식사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 웃음의 중심에는 늘 태서가 있다. 그러니까 오늘의 효도는, 내가 아니라 태서가 다 한 셈이다. 나는 그저 효도를 '전달'하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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