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입 연 A씨 "자술서 유출로 심각한 2차 피해, 진실 규명 나서"
피해 주장 A씨, 28일 대구 중부경찰서에 강제추행죄로 고소장 공식 접수
류 청장 측 "선거 앞둔 일방적 주장일 뿐" 전면 부인… 진실공방 사법 영역으로
대구 중구청장 공천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의 중심에 서 있는 류규하 현 대구 중구청장이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결국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됐다. 해당 의혹의 피해 당사자인 A씨가 류 구청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공식 고소하면서, 정치권의 진실 공방이 사법적 판단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28일 본지 취재와 단독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A씨는 이날 대구 중부경찰서를 방문해 여성청소년과에 류 구청장을 상대로 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로써 그동안 정치권 내에서 소문과 투서 형태로 떠돌던 의혹이 공식적인 형사 사건으로 비화했다.
전직 기초의원이자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정장수 중구청장 예비후보 캠프 사무장을 맡았던 A씨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언론에 입장을 밝혔다. A씨가 침묵을 깨고 사법 대응에 나선 결정적 계기는 공천심사위원회에 제출했던 자술 탄원서가 외부로 유출된 데 따른 것이다.
A씨는 인터뷰에서 "비밀이 보장돼야 할 자료가 유출되면서 인터넷과 언론에서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는 2차, 3차 피해를 입고 있다"며 "침묵하면 가해자가 오히려 피해자처럼 둔갑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상대 측에서 '억울하면 고소했을 것'이라는 발언까지 나오는 것을 보고 더 이상 호소가 아닌 법적 절차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치 공작'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A씨는 "정 후보와는 일면식도 없던 사이로, 올해 2월 청년과 여성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취지로 추천을 받아 처음 연락이 왔다"며 "사적 인연이 아니라 '류규하 구청장의 3선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일치해 합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탄원서 제출 당일 오해를 막기 위해 정 후보에게 사무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정 후보가 만류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사건 발생 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문제를 제기한 이유에 대해 A씨는 현역 단체장이라는 권력의 격차를 짚었다. A씨는 "당시 초선 기초의원이었던 내가 사실상 재선이 확정된 현직 구청장을 상대로 혼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주변 지인과 지역 유력 인사들에게 알렸지만 돌아온 것은 침묵 강요였고, 결국 공천을 받고도 출마를 포기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그 일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사회의 방관이 곧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류규하 구청장 측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류 구청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상대 후보 측 관계자가 5년 전의 일을 두고 투서를 제출한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까지 고소도, 수사도, 어떠한 사법적 판단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의 일방적 주장만 있을 뿐"이라고 반박해 왔다. 또한 의혹을 보도한 매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양측이 주장하는 사건 발생 시점에도 1년의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향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치열한 사실관계 다툼이 예상된다.
이번 피소 사태로 인해 대구 중구의 선거판은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앞서 정장수 후보는 27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의혹 가해자와 경선을 치르는 것은 후보 자격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경선 불참을 선언하고, 자료 유출 경위에 대한 중앙당 감찰을 요구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선출직 공직자를 향한 도덕성 검증이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해진 상황에서, 현직 구청장이 강제추행 혐의로 정식 피소된 것은 당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라며 "경찰 수사가 본격화된 만큼,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해당 후보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야당인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도덕적 우위를 선점해야 하는 지방선거에서 수사 대상자를 공천할 경우 전체 선거판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당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