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높아지는 이란전쟁 종전 협상

입력 2026-04-26 16: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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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싱크탱크 ISW "협상 타결 가능성 희박"
트럼프 "통일된 결과물 없으면 안간다" 관망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사령관이 내무장관 시절인 2024년 3월 선거 결과와 관련해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사령관이 내무장관 시절인 2024년 3월 선거 결과와 관련해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이란전쟁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든 가운데 이란 내부 강경파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사실상 의사결정 과정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전쟁연구소(ISW)가 25일(현지시간) 중요위협프로젝트(CTP)와 함께 작성한 이란전쟁 관련 특별보고서에 실린 것으로 협상 타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진단도 포함됐다.

ISW의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폭사 이후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사령관과 핵심 측근들이 사실상 정권을 장악했다. 이들이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부 장관을 비롯한 민간인 관료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시적으로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한다는 발표에 대해 IRGC가 격노하며 하루 만에 반대 조치를 취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마찬가지로 ISW는 종전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했던 이란 협상단이 지속적으로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협상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1차 종전 협상에서 핵 프로그램 등의 세부 내용에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ISW는 특히 IRGC가 타협을 거부하고 있어 협상의 실질적 진전 가능성을 낮다고 봤다. 유연성이 없고, 최대한의 요구를 고수하며, 협상을 지연시키거나 막기 위해 전제 조건을 활용하는 패턴은 IRGC가 주도하는 협상 노선이라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오만 외교부 고위 관계자와 회담을 하고 있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왼쪽). 로이터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오만 외교부 고위 관계자와 회담을 하고 있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왼쪽). 로이터 연합뉴스

실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4일 소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중재국 파키스탄을 예고 없이 찾아 종전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핵심 중재자인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 만나 종전과 관련한 이란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런 분위기에 힘을 싣는 보도를 내놨다. 이란 내부 인사들을 통해 "선출직 대통령과 내각은 식량·연료 공급과 국가 기능 유지 등 내정에만 집중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한 것이다.

대외적으로 최고 결정권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채 IRGC에 국정 운영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른다. 미국의 공습으로 중상을 입은 모즈타바가 IRGC가 결정한 것을 사후 승인하는 형식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수렴청정'에 가까운 의사결정 구조라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이 이렇다 할 결과물을 갖고 오지 않는다면 협상장에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주요 언론들의 관측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란 수뇌부의 심각한 내부 분열로 협상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연일 책임을 이란 측에 떠넘겼다. 그는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란은 지금 누가 나라를 이끌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협상단을 보내지 않는 것이 전쟁 재개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란이 우리와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전화만 하면 된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