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품아 살며 운동회에 112신고 '350건'…'죄송합니다' 사과 벽보 붙인 아이들

입력 2026-04-21 15:43:49 수정 2026-04-21 15: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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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운동회 소음 민원에 자발적으로 만들어 붙인 벽보. SNS
아이들이 운동회 소음 민원에 자발적으로 만들어 붙인 벽보. SNS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봄철 교내 체육대회를 앞두고 아이들이 직접 만든 벽보에 쓰인 글귀다.

가을 운동회 등 교내 체육 활동을 둘러싼 '소음 민원'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에서 어린이의 목소리를 소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이들의 목소리는 소음이 아니며 아이들의 운동회는 민폐가 아니다"라며 이른바 '어린이 목소리는 소음이 아니다 법'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최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사례를 언급했다. 해당 학교에서는 운동회와 관련해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소음 양해문'이 게시됐는데, 이는 학생들이 이웃을 배려하자는 취지로 자발적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이 만든 포스터에는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소음이 발생할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고, 학생들이 그린 그림과 손글씨가 함께 담겼다.

한 SNS 이용자는 이 포스터를 소개하며 지난 19일 "초등학교 운동회를 하면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며 "산책 갔다가 오는데 동네 초등학교 담벼락에 빼곡히 붙어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학교로 전화를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이며 소음 민원이 빈번한 현실을 언급했다.

가을운동회. 자료사진 연합뉴스
가을운동회. 자료사진 연합뉴스

이에 대해 천 원내대표는 "운동회는 초등학생들의 사회성, 협동력, 운동능력 등을 기르는 데 필수적인 교육활동"이라며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일 년에 한 번 있는 활동"이라며 "'초품아'가 집값 오르는 데 좋다고 선호하면서도 초등학교에서 나는 소리는 싫다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라고 했다.

이어 "특별히 과도한 소음을 발생시키지 않는 이상 통상적인 운동회는 주변의 눈치 보지 않고 열릴 수 있고, 열려야 하는 활동"이라며 "사과할 일이 아닌데 사과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운동회와 체육 활동이 민원과 안전 문제로 위축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천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 운동회' 관련 112 신고는 350건 접수됐고, 이 중 345건에 경찰이 출동했다.

천 원내대표는 해외 사례도 언급하며 "일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의회에서 '어린이들의 목소리는 소음이 아니다'라고 했고, 이를 계기로 법에서 명시한 '소음'에 어린이 소리는 제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독일 베를린도 아이들이 '떠들 권리'를 인정했다. 베를린시는 2010년 아이들이 내는 소리는 소음으로 분류하지 않도록 조례를 개정했다"고 소개했다.

개혁신당은 소음·진동관리법 개정을 통해 어린이의 목소리를 규제 대상에서 명확히 제외하고, '112 신고처리 규칙' 등 관련 지침도 손질할 계획이다.

그는 "소음, 진동관리법 등 관련 법률이 규제하는 소음에서 어린이의 목소리는 명시적으로 제외되도록 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112치안종합상황실 운영 및 신고처리 규칙' 등 관련 지침 개정도 관계 기관과 협의를 개시하겠다"며 "우리 아이들이 소음민원 걱정 없이, 주변에 죄송하다고 하지 않고, 즐겁고 활기차게 운동회를 즐기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