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이혼 후 자궁암·뇌종양 걸린 엄마…그래도 가족이 웃는 이유

입력 2026-04-1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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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폭행으로 이혼, 자궁암·뇌종양 발병 비극
군 입대 앞둔 첫째…남은 가족 생계 공백 우려

박민호(17·가명) 군과 그의 어머니 조희진(43·가명) 씨가 서로를 안고 있다. 민호 군은 엄마를 볼 때면 늘 웃는다. 신중언 기자
박민호(17·가명) 군과 그의 어머니 조희진(43·가명) 씨가 서로를 안고 있다. 민호 군은 엄마를 볼 때면 늘 웃는다. 신중언 기자

민호(17·가명)는 또래에 비해 유난히 몸집이 작다. 교복을 입지 않으면 초등학생으로 보는 어른들이 많다. 후줄근한 티셔츠 위로 드러난 팔과 목은 얼룩덜룩하다. 어릴 때 생긴 아토피 때문이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민호는 학교에서 늘 혼자다. 민호는 누가 말을 걸어도 대답이 늦다. 친구들은 그런 민호를 무리에 넣어주지 않는다. 그래서 늘 마음의 스위치를 끄고 다닌다.

그런 민호가 활짝 웃는 순간이 있다. 엄마를 볼 때다.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멋진 사람이다. 병에 걸려서 왼쪽 눈을 잘 뜨지 못하고, 몸이 많이 불어도 민호의 눈에는 옛날 그대로다. 엄마는 늘 "다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해준다. 그 말을 들으면 민호도 다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밤에는 엄마 옆에 꼭 붙어 잔다. 잠들기 전까지는 엄마 숨소리를 듣는다.

민호의 기억 속에 아빠는 없다.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곁에 없었기 때문이다. 사진으로만 본 얼굴이 전부다. 왜 아빠가 없는지도,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잘 모른다. 다만 아빠 이야기를 하면 엄마의 표정이 어두워진다는 것은 어렴풋이 안다.

형은 엄마와는 다르다. 민호는 형이 무섭다. 엄마에게 어리광을 부릴 때면 "남자는 그러면 안 된다"고 엄하게 혼낸다. 형은 자주 집을 비운다. 낡은 자전거를 타고 하루 여덟 시간씩 배달 일을 한다. 밤늦게 집에 들어온 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 밥을 먹는다.

◆지속되는 질병…누적된 부담

민호의 어머니 조희진(43·가명) 씨의 인생은 힘들고, 아프고, 가난한 것들로 점철됐다. 스무 살 초반 결혼해 두 아이를 낳고, 남편의 폭력으로 27살에 이혼했다. 민호를 임신한 상태에서 첫째 손을 잡고 모자보호시설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민호를 낳고 키웠다.

두 아들만 보고 버티며 살았지만 불행은 연달아 찾아왔다. 희진 씨는 30대 초반 자궁암 진단을 받아 세 차례 수술을 받았다. 이후 뇌하수체 종양까지 발견됐다. 2022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2024년 재발했고, 재수술 이후에는 왼쪽 눈 신경이 마비됐다. 희진 씨는 지금도 왼쪽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다.

뇌종양으로 인한 호르몬 이상으로 체중은 140㎏까지 늘었다. 극심한 두통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도 달고 산다. 약 기운이 떨어지는 새벽에 찾아오는 통증은 어쩔 수 없다. 아이들이 깰까봐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목이 쉴 정도의 고통이다.

육신의 아픔보다 더 버거운 것은 '먹고 사는 일'이다. 지금까지 쌓인 빚만 2천500만원이다. 희진 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지만, 매달 150만원 남짓한 수급비는 병원비와 약값, 교통비를 충당하기에 부족하다. "의사 선생님이 뇌종양 수술을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했어요. 돈이 없는데 별 수 있나요?"

첫째 아들 박규호(22·가명) 씨는 지난해 대학을 휴학하고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사실 소년가장이 된 것은 고등학생 때부터다. 그때부터 낡은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하며 집안의 주된 수입을 떠맡고 있다. 어머니가 입원했을 때는 병수발까지 도맡았다. 군 입대를 앞둔 규호 씨는 자신이 집을 떠나면 남은 가족들이 어떻게 지낼지를 걱정한다.

◆경계선 지능장애 진단 받은 둘째…그래도 가족은 웃는다

민호는 중학교 시절 경계선 지능장애 진단을 받았다. 당시 친구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모방 행동이 반복됐고, 말수가 적어 초기에는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후 약 2년간의 치료와 관찰 끝에 진단이 내려졌다. 현재도 학습 속도는 또래보다 느리고, 또래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도 민호는 매일 학교에 간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집에 돌아온다. 아무 말 없이, 아무 표정 없이. "그래도 웃어요. 저 보면." 희진 씨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 웃음을 보면 더 미안해져요. 내 병 때문에 아이들이 고생을 하니까요." 희진 씨가 병원을 다녀온 날이면 민호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채 하루 종일 울다가 잠든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자식들은 저마다의 꿈을 품고 있다. 규호 씨는 그림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언젠가는 자신의 그린 설계도로 집을 짓고 싶다고 했다. 민호는 게임 유튜버가 되고 싶다. 민호는 "좋아하는 게임을 하며 영상을 찍고, 사람들이 자신의 영상을 보고 웃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배시시 웃었다.

희진 씨는 그런 아이들의 꿈을 누구보다 응원한다. 그 꿈을 뒷받침해주기에는 현실이 너무 버겁다. 치료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미래까지 챙기기에는 여력이 없다. "아이들 다 크면, 엄마랑 둘이서 조용히 살고 싶어요. 짐이 안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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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평범함이 소망인 김수원 씨에 2,385만원 전달

남편의 사업을 위해 빌린 빚을 갚느라 이혼 후에도 낡은 집에서 아들과 함께 생활비를 걱정하며 사는 김수원(매일신문 3월 31일 10면 보도)에게 2천385만2천107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삼이시스템 20만원 ▷변정기 5만원 ▷전우식 5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이재숙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남장호 1만원 ▷윤인주 5천원 ▷이장윤 4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이 바라보며 버티는 이미소 씨에 2,394만원 성금

10여년 전 유학을 위해 온 한국에서 아버지의 빚 문제로 학업을 중단한 뒤 결혼 후 안정적 미래를 꿈꿨지만, 암 재발과 생활고에 시달리며 투병 생활을 이어가는 이미소 씨(매일신문 4월 7일 13면 보도)에게 38개 단체, 154명의 독자가 2천394만9천535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송곡문화장학재단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이일우)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김정수경영회계사무소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국선도두류수련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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