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외국인 환자 회복세…"주기적으로 방문하는 환자들 많아"
과거 해외 의료관광 인프라 구축이 큰 도움…"환자들 신뢰 갖고 방문해"
'웰니스 관광 클러스터' 선정된 대구…"치유관광 새 모델 제시할 것"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대구 의료관광 산업이 최근 다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 정세 불안과 전쟁 상황에도 불구하고 과거 구축된 해외 인적 네트워크가 다시 작동하면서 환자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이후 환자 유입 지속…전쟁에도 러시아·중앙아시아 중심 회복세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은 2020년 5천288명에서 2021년 1만1천350명, 2022년 1만3천909명, 2023년 1만5천10명으로 증가했으며, 2024년에도 1만4천646명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실적은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전년도 수치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의료관광 현장에서는 특히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권 환자 유입이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달에도 우즈베키스탄 환자 문의가 이어지는 등 전쟁 상황 속에서도 의료 수요는 지속되는 분위기다.
러시아·우즈베키스탄 환자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허루이자 씨는 "코로나19와 전쟁으로 한 차례 흐름이 끊겼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환자가 늘고 있다"며 "현재도 수개월 전부터 예약을 잡는 환자가 1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환자들은 암 치료, 무릎 수술, 성형 수술 등을 목적으로 방문하며, 특히 암 환자는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 이후에는 대구를 비롯해 경주, 포항 등 인근 지역을 관광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 의료관광의 경쟁력은 비용 대비 의료 수준과 접근성에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과 도심 중심의 의료 인프라, 관광 자원과의 연계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외국인 환자들은 치료 이후 서문시장, 팔공산, 동대구 신세계백화점 등을 방문하며 의료와 관광을 결합한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신뢰가 환자를 부른다"…10년 쌓은 해외 네트워크 효과 톡톡
과거 의료관광 해외 설명회를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도 최근 회복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구관광진흥원에 따르면 대구시는 2018~2019년 6개국(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태국, 베트남)에서 의료관광 설명회를 35회 개최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연간 1~7회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박재영 BL성형외과 이사는 "이미 형성된 네트워크와 경험이 있어 환자들이 신뢰를 갖고 방문한다"며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병원이 도심에 가까운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환자는 정기적인 치료와 검진 수요가 많아 반복 방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의료관광을 통해 가족 단위 방문도 늘고 있는 분위기다. 체험활동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산업 전반의 과제도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의료관광 관련 예산 축소와 홍보 기회 감소 등을 주요 한계로 지적한다. 의료관광 패키지를 기획하는 황선동 여행아놀자 대표는 "과거에는 해외 설명회 등을 통해 현지 에이전시와 교류할 기회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기회가 줄었다"며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차량·숙박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책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웰니스 관광 클러스터' 사업 발판으로 의료관광 재도약 노려
지역의 의료관광이 다시 시동을 거는 가운데, 대구시는 본격적인 웰니스 산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대구시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웰니스 관광 클러스터' 공모사업에 선정돼 향후 3년간 국비 13억5천만원을 포함해 최대 27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해당 사업은 지역의 특화된 웰니스 자원을 활용해 의료·치유·관광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 산업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로, 대구는 '의료관광 중심형' 사업지로 선정됐다.
대구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대구형 메디웰니스 시그니처 상품 개발 ▷지속 가능한 의료관광 인프라 확충 ▷해외 마케팅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가별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 해외 전시회 참가, 의료관광 설명회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홍보를 강화하고 국제행사와 스포츠 이벤트와 연계한 마케팅도 추진한다.
대구의료관광진흥원 관계자는 "대구는 도심 반경 내 5개의 상급종합병원이 있어 중증 질환 치료부터 사후 관리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며 모발이식, 성형, 검진, 한방 등 외국인 환자 선호도가 높은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도시"라며 "병원, 유치업체, 뷰티·의료기기업체 등과 의료관광산업 논의 협의체를 운영 중이며 여러 의견을 수렴해 사업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귀용 대구시 의료산업과장은 "대구의 전략은 의료관광을 중심으로 웰니스 산업을 확장하고, 이를 다시 의료관광 활성화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메디웰니스 산업 육성을 통해 치유관광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