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원유 수급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후티 반군의 위협으로 닫았던 홍해 항로를 다시 열고 대체 수송망 확보에 나섰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 연안의 얀부항을 활용해 원유를 들여오기 위해 한국 국적 유조선 5척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특위 간사 안도걸 의원은 6일 당정협의회 직후 "사우디 얀부항에 국적선 (유조선) 5척을 투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산업통상부는 국적 선사가 대체 루트에 투입돼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달 1일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가능성을 이유로 홍해 항로에 대한 운항 자제를 권고했으나, 최근 방침을 바꿔 운항을 허용했다. 지난해 9월 이후 해당 지역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 사례가 없다는 점과,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심화된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얀부항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주요 원유 수출 거점이다. 사우디 동부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가 약 1천200km 길이의 동서 송유관을 통해 홍해 연안까지 운송된 뒤 이곳에서 선적된다. 현재 하루 약 50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이 항구를 통해 수출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정유사들은 얀부항에서 외국 선사의 유조선을 이용해 원유를 들여왔으나, 이번에 국적 선박을 추가 투입함으로써 수송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물량 확보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일본과 중국 등 주요 원유 수입국들이 얀부항으로 몰리고 있는 탓이다.
선박 추적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출량은 올해 1~2월 평균 77만 배럴 수준에서 3월 이후 300만 배럴 이상으로 급증했다. 일본 정부 역시 대체 경로를 통한 원유 확보 확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홍해 남부 입구를 장악한 후티 반군의 위협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안전 문제도 여전히 남은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청해부대와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을 중심으로 선박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등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해수부 종합상황실 그리고 청해부대는 선박 운항 중 실시간 위치 확인 등 안전 모니터링을 하는 등 선원 선박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을 동원해서 홍해 해협도 봉쇄하겠다고 이란이 위협하고 있는데, 실제 실행 가능성은 어떠냐"고 묻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그러기에는 (후티 반군의) 전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우회 수입할 루트가 많지도 않고 위험성이 있다고 원천 봉쇄하면 대한민국 원유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서 국가나 국민에게 위협이 너무 크다"며 "100% 안전을 위해 조금 위험이 있는 것도 다 막고 금지하면 국내 원유 공급 문제는 어떻게 하겠나"라고 했다.
이어 "그런 점도 감안해야 한다. 위험을 조금씩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원유 확보를 위한 외교 대응도 병행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알제리 등 산유국에 특사를 파견해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