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아픈 게 아니야"… 닫힌 병동에서 나온 시(詩), 구미 시민의 마음을 울리다

입력 2026-04-05 10:47:18 수정 2026-04-05 18: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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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평성당·미래로병원 행사 대성황… 책 500권 동나
"치유받고 갑니다"… 환우 시화전에 응원 방명록 쏟아져
시민·환우의 뭉클한 교감, 올여름 '후속 책' 낸다

대구대교구 구미 원평성당과 미래로병원이 공동 주최한 정호승 시인 초청 강연 및 신계남 작가 시화전에 300여 명 이상의 시민들이 운집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미래로병원 제공
대구대교구 구미 원평성당과 미래로병원이 공동 주최한 정호승 시인 초청 강연 및 신계남 작가 시화전에 300여 명 이상의 시민들이 운집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미래로병원 제공

육체의 치료를 넘어 마음의 상처까지 보듬기 위해 종교계와 의료기관이 손을 맞잡은 특별한 문화 행사가 구미 시민들에게 깊은 위로와 울림을 선사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달 24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구미 원평성당과 미래로병원이 공동 주최한 정호승 시인 초청 강연 및 신계남 작가 시화전에는 300여 명 이상의 시민들이 운집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이날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 사랑'을 주제로 단상에 오른 정호승 시인은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진솔한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삶과 사랑의 의미를 풀어내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특히 주최 측은 미래로병원 정신 병동 환우들이 쓴 시와 글 31편에 신계남 작가가 감동해 직접 그림을 더해 엮은 시화집 '힘내! 너만 아픈 게 아니야' 500권을 준비했고, 시민들의 공감 속에 거의 전량 소진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행사의 백미는 원평성당 아가다홀에서 열린 동명의 시화전이었다.

책에 수록된 환우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에는 미래로병원 환우들의 가슴 시린 작품들이 걸렸다. 전문 시인의 화려한 기교는 없었지만, 고통 속에서 길어 올린 진솔한 자기 성찰이 담겨 있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오래도록 붙잡았다.

작품을 마주한 시민들은 눈물을 훔치며 환우들의 아픔에 공감했다. 한 관람객은 전시를 둘러본 뒤 "세상사는 게 고통스러운 줄만 알았더니, 오히려 이곳에서 큰 치유를 받고 간다"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이러한 감동은 환우들을 향한 응원의 릴레이로 이어졌다.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방명록에는 120여 건이 넘는 시민들의 따뜻한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한 시민은 "금오산 호수에 뛰어드신 분, 아프신 분… 그냥 살아봅시다. 응원하며 잘 사시기를 소망합니다"라며 진심 어린 응원을 남겼다. 또 다른 시민은 "힘들었던 시간들을 거룩하게 살아내시고 아름다운 글로 보여주시니 큰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환우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미래로병원 측은 "환우들의 시와 시민들이 남긴 방명록의 소감문을 모아 다가오는 여름 무렵 후속 책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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